투자 히트상품 매년 달라, 시장 사이클이 관건… 포트폴리오 재조정 필수
# 투자자 A씨는 2002년 이후 올해까지 누적 투자수익률이 무려 2976%에 달한다. 원금 1억원이 29억7600만원으로 수십배 불어났다.
2002년엔 금 관련 주식으로 30%대 수익률을 거뒀고 2003~2004년엔 부동산 관련주로 재미를 봤다. 2005년엔 코스피지수가 54% 올랐고 2006년엔 다시 부동산 관련주가 32% 뛰었으며 2007년엔 코스피지수가 32% 상승했다. 매년 글로벌 증시 동향을 포착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공격적으로 짜고 될 만한 자산에 집중 투자한 결과다.
# 투자자 B씨는 2002년 이후 올해까지 원금 1억원 중 8905만원을 까먹었다. 현재 잔고는 1095만원. 그나마 그간의 거래비용을 제하고 나면 실제 누적손실률은 90%에 달한다.
2002년에 남보다 먼저 유럽 주식에 손댔지만 34%의 손실로 쓴맛을 봤고 2003년엔 이머징 채권으로 2%를 날렸다. 2004년에는 금 관련 주식으로 또 13% 손실을 봤다. 특히 2008년에 이머징 주식으로 50%대의 손실을 본 게 치명적이었다.
그렇다고 B씨가 매년 손실만 입은 것은 아니다. 2009년엔 일본 주식으로, 2010년엔 유럽 주식으로 각각 4%와 2%씩 수익을 냈지만 그간의 누적 손실이 워낙 크다보니 밑 빠진 독이었다. B씨는 2011년 이후에도 이머징 주식과 금 관련 주식으로 3년 연속 줄줄이 평가 손실을 보고 있다.
ⓒ 그래픽=강기영 기자 |
30배의 수익과 90%의 손실. 대박과 쪽박의 희비는 어디서 갈렸을까.
A와 B씨의 투자성적은 2002년 이후 최근(올해 4월말 기준)까지 각각 그 해 최고수익률을 거둔 자산과 최악의 수익률을 거둔 자산에만 투자했다고 가정한 누적 결과다.
유럽 1위 자산운용사 아문디와 블룸버그에 따르면 2002년 이후 11년간 개별자산이 2년 연속 수익률 1위를 기록한 시기는 2003~2004년 부동산 관련주가 유일하다. 그 외엔 재테크 히트상품이 해마다 바뀌었다.
2002년 금 관련 주식(31%)을 시작으로 2003~2004년엔 부동산 관련주(연간 39%, 32%), 2005년엔 코스피(54%), 다시 2006년에는 부동산 관련주(32%)가 그 해 최고 수익률을 기록했다.
2007년엔 코스피(32%), 2008년엔 이머징 채권(6%), 2009년엔 유로 하이일드(84%)가 그 뒤를 이었고 2010년에는 금 관련주(39%), 2011년에는 부동산 관련주(9%), 2012년과 2013년에는 유로 하이일드(28%)와 일본 주식(22%)이 수익률 1등을 했다.
최악의 투자자산은 2002년 유럽주식(-34%)을 시작으로 2003년 이머징채권(-2%), 2004년 금 관련주(-13%), 2005년 미국 하이일드(2%)였다. 이어, 2006년 일본 주식(-5%), 2007년 부동산 관련주(-17%)를 거쳐 2008년 이머징 주식(-51%), 2009년엔 일본 주식(4%), 2010년에는 유럽주식(2%)이 최악의 재테크 상품에 올랐다.
2011년에는 이머징 주식(-16%)이 투자자들을 울렸고 지난해부터 현재까지는 금 관련주가 연간 16%, 34%씩 폭락하며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다음 재테크 '폭탄'이 뭐가 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 자산운용사 상품개발 관계자는 "같은 종류의 상품이 여러 판매회사에서 복제될 때는 이미 해당자산의 가격이 정점을 찍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지금 현재수익률이 좋다고 투자하면 이미 늦기 때문에 투자 사이클이 엇박자를 내면서 부메랑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상도 우리은행 소공동지점 부지점장은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관리하는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는 사례"라며 "결국엔 자산을 분산하고 남들이 투자하지 않을 때 들어가 반등 타이밍을 기다리고 오를 때 수익을 실현하는 게 진정한 투자"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김희정기자 dontsigh@
'재테크' 카테고리의 다른 글
22조원 몰린 부동산 펀드 '주목' (0) | 2013.10.10 |
---|---|
부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0) | 2013.10.04 |
저렴한 중소형으로 월세 놓자, 투자형 상품으로 아파트 재조명 (0) | 2013.09.03 |
지역주택조합 투자, 조합설립인가 단계 사업지를 노려라 (0) | 2013.08.30 |
아파트 재테크 시대 끝났나? (0) | 2013.08.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