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내일의전략]'2000'을 즐겨라

웃는얼굴로1 2010. 12. 15. 01:22

드디어 2000이다. 많은 증권사들이 12월 코스피지수 2000선 돌파를 예상했지만 실제 지수가 2000 위로 올라간 걸 확인하기 전까지 전망은 전망일 뿐이다. 14일 장 시작부터 시원스레 2000을 뚫은 지수는 2009.05로 마감하며 3년여간 오매불망 기다렸던 '코스피2000시대'를 열었다.

물론 이날 2000선을 웃돌았다고 앞으로 지수가 계속 2000선 위에서만 움직일 것이라고 기대하는 건 위험하다. 실제로 대부분의 증시 전문가들은 지수가 2000선 안팎에서 '시소게임'을 벌일 것으로 보고 있다. 2000선에 안착하기까진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말이다.

이럴 때 개인 투자자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피하지 말고 즐기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과거 2000을 경험했던 2007년과 비교해도 지금 상황이 훨씬 증시에 우호적이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여전히 믿지 않고 있다"며 "낙관적인 전망이 팽배했던 2007년 말, 지수는 2000을 찍고 금융위기 나락으로 추락한 상흔이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코스피 2000시대'라는 문구가 언론을 도배하고 있지만 여의도 증권가 분위기는 예상 외로 차분하다. 지수가 오를 때마다 밤 거리에, 술집에 흥겨움이 넘쳐나던 2007년과 사뭇 다르다.

코스피증시 거래량이 6조원대에 머물고 주식형펀드에서 환매가 이어지는 것도 이를 대변한다. 코스피지수가 1900선을 회복한 지난달 30일부터 현재까지 국내 주식형펀드에선 5321억원의 자금이 이탈했다.

특히 최근 7거래일 동안에는 1조원이 넘는 자금이 순유출됐다. 적립식펀드 환매가 중단된다고 해도 2007년 말 이후 '반토막 펀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 투자자들이 다시 펀드에 자금을 넣기까지는 지수 상승과 함께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지금 증시가 긴 흐름에서 상승추세에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글로벌 자산시장이 붕괴됐던 2007~8년과 달리 2010년 현재 이머징국가는 경기 연착륙 과정을 밟고 있고 선진국은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것. 결국 긴 흐름에서 동반 성장 사이클이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무엇보다 2007년은 극단의 호황 끝에서 2000을 돌파했다면 지금은 긴 활황장의 시작점이라는 주장이다. 2006~7년 코스피 주가순익배율(PER)은 13배로 고평가됐었고 지금은 9~10배 수준에 불과하다.

일각에선 외국인 중심의 대형주 장세여서 개인이 소외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김 팀장은 "대형 우량주가 시장을 주도하는 건 맞다"며 "그렇다고 개인 투자자들이 팔짱을 끼고 있을 필요는 없다"고 꼬집었다.

김 팀장은 "개인 투자자로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증시가 오른다고 잘 모르는 종목, 그것도 소형주에 투자해 보초를 서고 있는 것"이라며 "저금리로 다른 투자처가 마땅치 않은 현 시점에서 대표 우량주에 투자하는 성장주펀드에 거치식으로 목돈을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