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인테리어

3040 전원주택 사랑, 이유 알아보니

웃는얼굴로1 2013. 6. 20. 06:15

"성인된 후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려보니 손으로 꼽힐 정도로 없더라고요. 아이가 생기고 전원주택 이주를 결심했습니다. 학원의 바다 속에 허우적거리는 것보다 자연 속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즐거움을 선물하고 싶었습니다."(이진성씨, 37세, 직장인) 지난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유동성위기가 대한민국을 덮쳤다. 특히 사인간의 거래 중 가장 고가 상품인 부동산은 그야말로 끝도 모를 냉각기를 맞았다.

장기침체의 여파는 생각보다 커서 지난 MB정권과 박근혜정부의 특단의 부동산대책에도 반짝 상승세를 보일 뿐 결국 제자리를 찾기 일쑤였다. 침체의 골이 깊어서일까. 몇 년 사이 주택시장 트렌드도 큰 변화를 보였다.

아파트 담보가치 하락에 따른
하우스푸어 출연을 비롯해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는 수익형부동산의 인기 등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 최근 불고 있는 전원주택 선호현상도 이런 주택 트렌드 변화의 동일선상에 있다 해도 무방하다.

흔히 귀농이나 귀촌을 목적으로 한 은퇴자들이나 자산가들의 세컨하우스(Second House)로 여겨졌던 전원주택시장에 30~40대가 최고의 고객으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 삶의 질을 따지는 라이프스타일의 인기에 힘입어 도시 근교의 전원주택이 각광받고 있다. 특히 서울에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용인, 수원, 안산, 화성 등의 도심형(수도권) 전원주택은 도시생활을 포기하지 않고도 전원생활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젊은층 부부에게 특히 인기다.

용인시 처인구 호동에 분양 중인 "라움빌리지"의 건축 후 모습. 현재 라움빌리지는 잔여 4필지를 분양 중이다.

 

브레인웍스의 허재석 대표는 "예전에는 경기 가평·양평 등 도심과 다소 떨어진 곳에 전원주택을 지었다면 지금은 서울로 출퇴근이 용이한 곳에서 실거주용 주택이 더 선호받고 있다"며 "이는 부동산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아파트가 재산상승에 기여를 못하자 삶의 질을 따지는 젊은 부부들 위주로 전원주택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용인시 처인구 호동에 32가구가 들어서는 '라움빌리지'의 계약자를 분석해보니 30~40대가 무려 70%를 웃돌았다. 이들 대부분은 서울이나 분당 등에 직장을 둔 맞벌이 부부가 많았다.

이들이 도심의 편리함을 버리고 이곳으로 온 까닭은 뭘까? 무엇보다 출퇴근에 불편이 없는 대중교통 환경과 최근 힐링 열풍의 일환인 캠핑문화 확산으로 자연환경 선호현상을 들 수 있다.

도심형 전원주택이 도심과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어 최근 운행노선이 늘어난
광역급행버스 등을 이용할 경우 서울까지 출퇴근이 가능하다. 또한 캠핑을 즐기는 젊은층이 증가하면서 자연과 함께하고 싶은 욕망이 높아지고 있는데다, 개성이 뚜렷한 젊은 세대가 천편일률적인 아파트에 염증을 느끼면서 탈도심 현상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는 것도 한목하고 있다. 전세금 수준인 2억~3억원대면 구입 가능한 도심형 전원주택들이 생기면서 전셋값으로 자신만의 개성이 가득 담긴 전원주택을 소유할 수 있다는 매력은 이 같은 수요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라움빌리지의 경우 3.3㎡당 땅값이 130만원대로, 3억원 정도면 100평 대지에 30평 규모의 집을 지을 수 있다. 같은 면적의 용인 아파트값이 3억5000만원 선인 점을 고려하면 저렴한 편이다.

이보다 고가의 전원주택은 은퇴한 50~60대들이 주로 찾는데 부대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 게 특징이다. 처인구 원삼면의 '웰가'는 250~360평의 대지에 27~51평 규모의 전원주택 29채가 들어서는 단지로 단지 곳곳에 개울이 흐르고 입주민 전용 커뮤니티 공간은 물론 미니 골프장 등의 시설도 갖추고 있다. 구입비용은 세금을 포함해 5억~6억7000만 원선이다.

↑ 용인시 처인구 고림동에 분양 중인 "예임빌리지"의 모습. 빌라형 전원주택으로 일률적인 외관이 특징이다.

 

브레인웍스 허재석대표는 "이젠 전원주택에 대한 생각이 실속형으로 바뀌는 추세"라며, "요즘은 대지 496㎡(150평), 집 100㎡(30평) 안팎에 3억원대면 도심형 전원주택 마련이 가능해져 전원주택의 단점중 하나인 환금성도 개선됐다"고 말했다.

전원주택을 마련하기 위한 구체적인 준비단계에서는 어떤 점에 유의해야 할까? 우선 부부가 함께 예산계획부터 수립해야 한다. 단지 땅값, 건축비 뿐 아니라 토지와 주택의 취·등록세, 건축허가 비용, 개발부담금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무엇보다 대출은 얼마나 받을지 여부도 부부간 미리 협의해야 한다.

그 다음 지역선정을 해야한다. 이왕이면 기반시설과 문화시설 수준이 높은 곳일수록 유리하다. 먼저 시·군에서 점차 동·면지역, 마을로 압축해 나간다.

예산과 지역이 정해지면, 일반 토지를 매입해 자가형의 전원주택을 지을지, 아니면 단지형 전원주택단지를 선택할지 고민해야 한다.

자가형은 이웃간 간섭없이 자유롭다는 장점은 있으나 기존 마을 주민들과의 융화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단지형의 경우는 토목공사가 완료되어 건축공사가 용이하고 관리실 등이 공동 운영되므로 관리측면에서 수월한 점은 있지만 이웃 간 간섭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마지막으로 재테크를 염두에 둬야 한다. 미래 특정 시점에서 현금화 할 수 있는 환금성이 있는지, 향후 개발계획 등으로 투자가치적인 요소가 있는지를 꼼꼼하게 체크해 재테크에 유리한 전원주택을 선택해야 한다.

박인호 전원주택전문 컬럼리스트는 "이젠 다양한 수요층이 저마다의 선호 주택형으로 옮기기 시작해 탈아파트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고, 최근
베이비부머(1955~63년생 758만여 명) 뿐 아니라 30~40대 젊은 층도 전원주택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뜨거운 것도 같은 맥락"이라며 "특히 도심형 전원주택은 자녀교육과 경제활동 때문에 도시에서 크게 벗어날 수 없는 젊은 층이 주도하고 있고, 이런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매경닷컴 조성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