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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당선자가 청와대로 다시 간다. 18년 동안 살았던 곳으로 돌아가는 셈이니 귀향이나 마찬가지이다. '고향을 떠나지 않는 자 고향에 돌아올 수 없다.' 독일 속담이다. 그러나 다시 돌아온 고향은 옛날의 그 고향은 아니다. 박근혜 당선자에게 비치는 고향은 어떠할 것이며, 그와 청와대는 어떤 궁합일까.
"청와대 터는 좋은가?" 외부 강연 때 많이 받는 질문 가운데 하나이다. 그 질문 속에는 청와대 터에 문제가 있으며, 그곳 주인의 운명이 어떻게 될까 하는 궁금증이 깔려 있다. 궁금증과 괴담으로 끊이지 않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그 역사가 아주 길다. 북악산 정기를 받는 청와대와 경복궁 터에 대해서 1433년 청주 목사 이진이 세종 임금에게 상소를 올린 데서 비롯한다. 이진은 박학다식에 정치적 능력도 탁월하여 조정에서 신임을 받은 유신(儒臣)이었다. 그가 한양 터에 대해 말한다. "대체로 궁궐을 짓는데 먼저 사신(四神)의 단정 여부를 살펴야 합니다. 이제 현무인 북악산은 웅장하고 빼어난 것 같으나 감싸주지 않고 고개를 돌린 모양이며, 주작인 남산은 낮고 평평하여 약하며, 청룡인 낙산은 등을 돌려 땅 기운이 새어나가며, 백호인 인왕산은 높고 뻣뻣하여 험합니다." 자의적 해석이 아니라 풍수 고전 '동림조담'을 근거로 한 말이다.
그 뒤 대제학을 지낸 성현(成俔)은 "한양은 백호(인왕산)가 높고 청룡(낙산)이 낮은 까닭에 장남보다는 차남이 잘된다"고 하여 한양에서 인왕산 기운이 강함을 이야기하였다. 그러한 관념은 몇 백 년이 흘러도 바뀌지 않았다. 십여 년 전 의형 최창조 (전 서울대) 교수는 모 방송에서 "풍수적으로 고대와 연대 터는 각각 좌청룡과 우백호에 해당하는 셈인데, 고대는 법학과 계통이 강세를 이루고 연대는 상경 계열 학과가 상대적으로 돋보인다"고 하였다가 해당 대학 동문들의 쏟아지는 비난에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 물론 그것은 최 교수의 의견이 아니라 풍수들 사이에 전해지는 내용이었다. 대체로 청룡은 남자·명예·벼슬의 기운을 주관하고, 백호는 여자·재물·예술을 주관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청룡의 기운을 받는 고대와 백호의 지배를 받는 연대, 이대, 서강대, 홍대의 차이를 그렇게 말한 것일 뿐이다. 이것은 한양의 지세를 청룡과 백호라는 두 세력 간의 용호상박(龍虎相搏)으로 보는 호사가들의 관전평이기는 하지만, 과거 봉건사회 관념이 전제된 해석이다. 청룡보다 백호가 더 크고 웅장한 것과 맞아떨어진 것이다.
지난번 글에서 백범이 효창원에 터를 잡았음을 소개하였다. 효창원 역시 한양의 백호(인왕산) 지맥에 해당하며 백범이 꿈꾼 대한민국의 미래는 문화 대국이었다고 말하였다. 효창원의 주봉(主峰) 옛 이름이 연화봉(蓮花峯)이었다. 이 연화봉의 어머니는 어디일까? 1464년 풍수학 훈도(정9품) 최연원이 세조 임금에게 지금의 경복궁·청와대 터가 최고의 길지임을 아뢰면서 북악산은 연꽃봉오리와 같다고 하였다. 연꽃봉오리인 북악산에서 인왕산으로 그리고 다시 효창원 주봉인 연화봉이 수미상관(首尾相關)으로 일맥상통한다. 꽃은 예술이자 문화이자 재물이다. 게다가 백호도 예술이자 재물이자 여자의 기운을 주관한다. 여성이 대통령이 되었다. '배신자'란 비난을 받으면서도 김지하 시인이 지난 대선 때 여성 후보를 지지하였다. 갑자기 마음을 바꾼 것이 아니고, '어린이와 여성이 대접받는 사회가 오면 그것이 바로 후천개벽이다'는 평소 지론에 따른 것이다. 백범과 김지하가 말한 문화 대국과 후천개벽, 그리고 재물의 기가 발하는 금융 도시가 한양의 터와 맞는다. 물론 "국운이 흥하고 쇠함은 군주의 덕에 있지 풍수에 있지 않다"고 말한 중국 황제 강희제를 필자는 더 존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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