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임대료 상승 기대되면 상가 비싸도 투자를"

웃는얼굴로1 2010. 11. 22. 00:56

박종만 신성종합개발 대표 고졸 출신 자수성가형 자산가

 

부동산 시행 · 시공사인 '신성종합개발'의 박종만 대표(40)는 빌딩업계에서 '미다스의 손'로 통한다. 그는 고졸 엔지니어 출신으로 부동산에 입문한 지 수년 만에 수십억대의 자산가가 됐다. 부동산 시장의 상황이 나빠도 투자하는 빌딩마다 적지 않은 시세차익을 남겨 '빌딩투자의 귀재'로 불리고 있다.

◆달걀을 한바구니에 담아라

21일 오후 경기 광명시 소하지구 '한빛프라자' 분양 현장에서 만난 박 대표는 투자자들에게 상가의 장점을 설명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최근 사업 영역을 상가로 넓혀 '한빛프라자'를 개발한 그는 상식과 달리 "달걀을 한바구니에 담아야 한다"는 투자이론을 펼쳤다.

이는 맨 주먹에서 시작해 자수성가한 박 대표만의 노하우에서 비롯됐다. 그는 "달걀을 여러 바구니에 나눠 담으면 '올인'하지 않게 된다"며 "모든 것을 걸고 죽을 힘을 다해도 될까 말까한 것이 세상이치인데 '올인'하지 않으면 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만약 퇴직 후 10억원이란 목돈이 있다고 칩시다. 2억원씩을 다섯 군데 나눠서 투자하면 일이 좀 꼬이면 포기하기 쉽죠. 어떤 사업을 하든 사업은 적어도 5번의 위기가 찾아오게 마련입니다. 투자에 앞서 신중히 결정하고, 여러가지를 꼼꼼히 체크한 뒤에는 '올인'정신으로 위기를 견디고 포기하지 않아야 합니다. "

◆고졸 출신 자수성가형 자산가

실제로 그는 승부사 기질을 발휘하며 자산을 불려왔다. 어릴적부터 자신의 힘으로 일어서야 한다는 절박한 생각이 승부사 기질의 원천이다. 초등학교 1학년인 8살 때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두 누나의 보살핌으로 어린 시절을 겨우 보냈다. 그는 "어릴 적부터 돈을 벌어야겠다는 열망이 강했다"며 "남들처럼 대학을 가기보단 기술을 익혀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컴퓨터 학원을 다니면서 정보처리 자격증을 땄고, 대기업 컴퓨터 AS센터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이곳에서 2년 가까이를 일한 그는 사업자 등록을 내고 서비스 아웃소싱 사업을 했다. 이 과정에서 대리점 부지를 물색하면서 그는 부동산에 눈을 떴다.

◆부동산은 임대료 전쟁

박 대표가 처음 부동산에 발을 들인 것은 서울 명동의 조그마한 빌딩을 매입하면서다. 당시 이 빌딩은 모 생명보험사 소유였다. 빌딩주가 이 빌딩을 담보로 돈을 빌렸다가 갚지 못해 경매로 나온 것을 생명보험사가 사들인 것이다.

그러나 경매로 넘어가며 공사대금을 받지 못한 시공사가 유치권을 행사하며 빌딩 임대를 놓기 어렵게 하자 생명보험사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졌다. 사무실을 구하려는 자영업자들은 이런 문제로 임대보증금을 떼일 수 있다는 생각에 이 빌딩에 들어오길 꺼렸다. 당시 월 임대료 수입은 3000만원에 불과했다.

박 대표는 "유치권을 행사하며 시공사가 채권을 회수하려는 문제만 해결되면 두 배 이상의 임대료 수익을 올릴 것으로 확신했다"며 "시공사에 12억원의 공사비를 지급하고, 진짜 영업을 하려는 임차인을 찾아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자신이 모았던 자산도 모두 다 털어 넣었다.

그는 '이것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매달렸고, 1년 만에 월 임대료 6000만원이 나오는 건물로 탈바꿈시켰다. 10년간 부동산 거래를 해온 박 사장은 "빌딩 투자는 결국 임대료 싸움"이라고 강조했다.

◆동업하라…레버리지 효과 극대화

그가 강조하는 또 다른 노하우는 믿을 만한 사람들과의 '동업'을 통한 사모펀드 조성이다. 그는 "최근 부동산 투자에서 수익을 남기려면 투자금이 50억~150억원 정도는 돼야 한다"며 "특히 이 중에서 절반은 현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아무리 좋은 물건이 나와도 당장 쏠 수 있는 '현금'이 부족하면 소용이 없다는 의미다. 하지만 자산가들 중에서도 현금을 수십억원씩 쌓아놓기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동업이 필요하다.

그는 부동산 투자의 대부분을 지인들과의 동업으로 해왔다. 박 대표는 "혼자서 할 수 없는 투자를 같이하면 할 수 있다"며 "다만 신뢰할 만한 파트너를 찾는 게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모든 투자도 결국엔 사람한테 달려있다"며 "사람만큼 큰 자산이 없다"고 덧붙였다.

◆상권을 파악하라…실패를 교훈으로

박 대표의 유일한 실패 사례는 용인 수지의 빌딩이다. 상권 파악을 잘못해 40억원에 사서 30억원에 팔고 나왔다. 죽어가는 상권을 잘못 판단해 임대료를 깎아줘도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는 "10억원의 손실을 보면서 처분했지만 큰 후회를 하지 않는다"며 "상권투자는 임대료를 지속적으로 올릴 수 있는 곳에 해야 한다는 기본원칙을 체득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이후 박 대표는 이런 원칙을 고수했다. 죽어가는 상권에는 아무리 싸게 나온 상가라도 쳐다보지 않았다. 대신 땅값이 조금 비싸 보이는 곳이라도 상권 전망이 좋으면 과감하게 투자했다. 상가투자에서 승승장구하는 것도 바로 이런 투자원칙을 지킨 덕분이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