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오늘 진상 걸렸어." 캐디들이 라운드 후 동료에게 하는 말이다. 캐디들이 생각하는 진상 골퍼는 누구일까?
"오늘 캐디 진상이야." 골퍼들이 라운드 후 하는 말이다. 골퍼들이 생각하는 진상 캐디는 어떤 캐디를 말할까?
진상 골퍼의 대표적인 예는 라운드 내내 욕설을 하는 골퍼와 음담패설을 일상적인 대화로 생각하는 이들이다.
욕설의 방향이 캐디에게 향하는 경우도 있지만 팀 전체가 서로간 육두문자를 구사하는 골퍼들을 만나면 캐디들은 리콜을 요청하기도 한다. 체인지(라운드 도중 골퍼가 캐디 교체를 요구하는 것)는 캐디가 골퍼를 대상으로 할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하시길.
캐디들에 따르면 음담패설의 경우 비교적 젊은 골퍼가 구사할 경우 스트레스 강도가 높다고 한다. 반면 70세 가까운 시니어 골퍼가 하는 음담패설은 그리 노골적이지 않고 일종의 해학이 깃들어 있어 웃음을 터지게 하는 분위기 업 촉매제가 되기도 해 함께 맞장구를 치는 편이란다. 또한 '말로 욕구를 푼다'는 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는 것. 터치플레이, 잘난 척, 있는 척은 다하면서 골프 매너와 룰에는 전무하고, 팁은 야박한 골퍼도 진상 골퍼군으로 분류된다.
"나 오늘 캐디 때문에 라운드 망쳤어."
진상 골퍼가 있으면 진상 캐디도 있게 마련. 오랜만에 큰 마음 먹고 어렵게 나온 골프인데 라운드가 즐겁기는커녕 고통스럽게 하는 캐디를 만나면 시간과 돈이 아까울 수밖에 없다.
그린에서 라이를 제대로 읽지 못해 방향을 엉뚱하게 알려주는 초보 캐디는 기피대상 1호다. 노련한 캐디를 만나면 최소한 3, 4타는 물론 초보자의 경우 5타 이상 도움을 받는다는 점에서 골퍼들은 초보 캐디 만나기를 두려워한다. 이 경우는 화는 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그런대로 이해가 되지만, 골퍼들에게 있어 진상캐디는 라운드 내내 침묵을 지키며 얼굴에 미소가 없는 일명 '그림자 캐디'를 첫손에 꼽는다.
먼저 말을 붙여도 제대로 된 답변을 하지 않고, 말을 하더라도 입이 짧은 경우다. '예'와 '아니오'란 음절만 구사하면서 석상처럼 굳어 있는 캐디와 4시간 이상 라운드하는 것은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무뚝뚝한 캐디는 캐디의 자격이 없다는 것이 골퍼들의 입장이다. 화장과 치장이 지나치게 요란하거나 골퍼의 기량을 비웃는 캐디, 초보자 골퍼들에게 친절하지 않고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치려는 태도를 가진 '잘난 척 캐디'도 진상에 속한다.
그러나 골퍼들이나 캐디들의 80% 이상은 상식적인 사람들이다.
서로 감동을 주는 골퍼와 캐디로 만나자. 그래야 OB가 난 볼을 동반자들이 모르게 알까기로 살려내는 위대한 캐디를 만나기도 하고, 18번홀 그린에 이르러 짠돌이 골퍼의 지갑에서 캐디가 시내까지 나가는 택시비가 나오는 마술을 볼 수 있다.
이종관 (골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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