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여름 전원에서 흙을 밟고 사는 사람들과 아스팔트와 회색 건물이 에워싼 도심에 사는 사람들의 삶의 질에는 차이가 크다. 한쪽은 시원한 여름을 보내는 반면 한쪽은 푹푹 찌는 여름을 지낸다. 낮 동안 태양열에 달궈진 도심의 빌딩과 도로가 밤에 열을 내뿜으면서 초열대야 현상을 일으키기 때문에 도시에서는 잠을 설치기 십상이다. 온도가 같은 장소를 연결한 등온선을 보면 도심의 기온이 도시 외곽보다 4도 이상 높아 도심의 온도대가 하나의 섬처럼 그려지는 열섬(heat island) 현상이 나타난다. 주로 초고층 건물 난립과 자동차 증가, 그리고 녹지면적 감소가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풍수는 자연 속에서 살아오며 터득한 지혜를 한 곳에 모아 놓은 '지혜 탱크'다. 풍수에서는 주택의 정원에 돌을 많이 깔면 음기(陰氣)를 불러 마침내 집이 쇠한다고 본다. 만물을 탄생시키는 기운이 생기(生氣)다. 생기 중에는 물이 있는데, 너무 많아도 생물이 썩어 죽고 적으면 싹을 띄우지 못한다.
땅 속에서 생물이 탄생하기에 알맞은 양의 물을 품고 있는 물질은 바위나 돌이 아닌 흙이다. 흙은 비록 생기 자체는 아니지만 생기인 물을 적당히 품으니 흙이 있다면 곧 생기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흙은 생기 덩어리다. 명당 역시 땅 속이 고운 흙으로 뭉쳐 있는 곳으로 정의할 수 있다.
정원의 넓이를 생각지 않고 무턱대고 돌을 많이 놓거나 정원에 콘크리트를 깔면 땅이 가진 힘·양기·기쁨 등 '흙의 생기'가 억눌린다. 음기를 불러와 흉하다.
자연 상태를 인위적으로 크게 손대면 정원과 건물의 자연적 조화가 깨져 땅이 가진 생명력을 잃는다. 돌이 열을 부르고 집 전체의 밝은 분위기를 상하게 한다. 여름에 햇빛을 받은 돌은 섭씨 90도까지 올라간다. 돌을 빽빽이 깐 정원은 50도 가까이 온도가 올라간다.
돌은 낮 동안은 끌어모은 열을 좀처럼 놓지 않고 간직했다가 저녁이 돼서야 서서히 방출한다. 그 결과 여름밤이 무덥다. 겨울에는 밤 동안에 꽁꽁 언 돌이 한낮이 돼서야 풀리며, 주위의 열을 흡수해 더 춥다.
장마철이나 비가 내릴 때면 물기의 증발을 방해한다. 침침하고 우중충해 음습한 정원을 만든다. 정원을 꾸밀 때면 돌 대신 흙을 깔고 잔디를 심는 것이 생기 있는 조경이다.
열섬 현상의 다른 원인은 도시의 풍향을 고려하지 않은 채 건립하는 빌딩들이다. 바람은 산천 형세를 따라 일정한 궤도를 순환한다. 고층 빌딩이 바람의 이동 통로를 막거나 푄 현상을 일으켜 도심의 미기후를 교란시키는 것이 문제다. 좌향(坐向)은 혈장 주변을 흘러 다니는 바람의 순환상 생물체가 건강하게 성장해 큰 결실을 맺기에 알맞은 양의 바람(양기)을 얻는 풍수적 법칙을 말한다. 도심에 빌딩을 건설하려면 다 지은 뒤에 변할 바람의 영향을 미리 고려할 필요가 있다. 풍수 전문가의 환경영향 평가가 그래서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고제희 대동풍수지리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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