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끌었던 땅콩주택 하자보수 어렵고 실평수 좁아
지난 4일 경기도 양평군 개군면의 한 산자락.
요즘 인기가 높은 땅콩주택 단지를 짓기 위해 포클레인이 산을 깎아내고 있었다.
1억원대라는 저렴한 가격에 전원주택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입소문에 최고 16대1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곳이다.
↑ 경기도 양평군 개군면에 짓고 있는 전원주택 단지. 오는 5월 입주 예정이었으나 9월까지 입주가 연기됐다.
이 단지는 작년 계획될 때까지만 해도 36가구가 입주할 계획이었다. 전용면적 기준으로 165㎡ 20가구, 214㎡ 13가구, 264㎡ 3가구다. 하지만 지금은 165㎡형 2가구, 264㎡ 8가구, 330㎡ 10가구 등 총 20가구로 줄었다.
분양을 받으려던 입주예정자들이 필지 면적이 너무 좁다고 판단하고 입주를 포기한 이들의 필지를 사들이기로 하면서 가구 수가 줄어든 것이다.
165㎡ 주택을 1억5000만원에 구입하려 했던 한 입주자는 결국 2억3000만원을 들여 330㎡ 집에 입주하기로 생각을 바꿨다.
업계 관계자는 "1억원대라는 가격에 맞추려다 보니 토지 면적이 너무 좁은 태생적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토지 전용면적이 165㎡일 경우 실제로 집을 짓고 나면 마당을 활용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게다가 이 단지는 따로 주차장도 없기 때문에 차 한 대가 들어가면 마당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1억원대라는 가격을 앞세웠지만 마당이 있는 집을 바라는 실수요자들의 원하는 바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것이다.
시행사 관계자는 "165㎡는 집을 짓고 나면 마당을 활용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미리 공지했고 입주할 주민들이 스스로 다른 필지를 사들인 것이므로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공시지가에 비해 분양가가 지나치게 비싸다는 지적도 나온다. 165㎡는 토지대가 4400만원으로 3.3㎡당 88만원에 달한다. 양평군에 따르면 이 지역 개별공시지가는 3.3㎡당 7890원에 불과하다.
시행사 측은 이에 대해 "토지비에 기초공사 가격이나 정화조 설치 비용 등이 모두 포함돼 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 단지 옆으로 앞으로 2차에 걸쳐 74가구의 주택이 들어설 계획이다.
또 다른 땅콩주택은 하자 보수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화성 동탄지구 땅콩주택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연일 설계사인 K건축이 만든 홈페이지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마당에 배수시설이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아 비가 오면 마당이 온통 물바다가 된다는 것이다.
동탄의 경우 시행사와 설계사는 시공사를 탓하고, 시공사는 연락이 두절되는 등 보수공사가 요원한 상황이다.
일반 아파트의 경우 하자별로 보증기간이 정해져 있고 하자보증금도 있어 시공사가 하자 보수를 제대로 하지 않을 때 이 돈으로 보수공사를 하면 된다.
하지만 땅콩주택 등 단독주택은 시공사들이 영세해 하자 보수가 잘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주민들 입장에선 아파트의 편의성을 포기하고 땅콩주택으로 옮기는 것인 만큼 어느 정도 불편함은 감수해보려 하지만 곰팡이 등 여러 하자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뾰족한 수가 없어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팀장은 "일반적으로 입주자들이 가지는 환상과 달리 단독주택은 하자와 환금성 등 여러 가지를 신경써야 한다"며 "충분히 심사숙고하고 구입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매일경제[우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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