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잘나가던 항공사 직원, 부동산에 뛰어든 까닭은?"

웃는얼굴로1 2011. 12. 20. 12:32

[인터뷰]이승익 '잼스의 행복한 福덕방' 운영자·대림투자개발 대표

 

백팩(back pack)에 스니커즈. 40대 부동산 개발회사 대표가 쉽게 소화할 수 있는 옷차림은 아니다. 하지만 어색함 없이 이를 소화한다. 대림투자개발 대표이자 포털사이트 카페 '잼스의 행복한 福덕방' 운영자 이승익씨(41·사진) 얘기다.





 이 대표가 운영하는 블로그의 회원은 약 5000명. 적은 인원은 아니지만 10만명 넘는 회원을 보유한 여타 파워블로거에 비하면 많은 수도 아니다. 그러나 열성적인 것으로 따자면 그들에게 뒤지지 않는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10여명의 블로그 회원이 1년에 한두 번 여는 무료강좌나 세미나, 인터넷 채팅에 빠지지 않고 참석한다"며 "내 컨설팅은 주류에 반하는데다 독특하기까지 한데 이처럼 열성적인 '팬'이 있다는 것 자체가 신기한 일"이라고 말했다.

 실제 그의 부동산 컨설팅은 독특하다. 다른 컨설턴트들은 어느 지역, 어느 아파트·토지에 투자하라고 콕 집어 말해주는 반면 그는 "공부 안했으면 투자할 생각도 말라"며 겁을 주는 쪽이다.

조금 과장을 보태면 '투자하지 말라'는 내용이 상담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다. 나머지 절반은 부동산 거래현장에서 일어나는 사기피해사례 상담에 치중한다. 집주인, 세입자간 도배·장판 책임을 다투는 일부터 불친절·무능력 중개업소를 신고하는 일까지 전방위적으로 다룬다. 세금 덜 낼 '꼼수'를 묻는 투자자에게는 "낼 건 내시라"고 답한다. 상담은 모두 무료다.

 이 대표는 "만약 돈을 받고 컨설팅을 했다면 투자자가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해줘야 하니 이렇게까지 직언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라며 "구세군냄비에 1억원을 쾌척할 자신도 없으니 '재능기부'한다는 생각으로 무료 상담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을 좀 안다는 주변의 준전문가들까지 심심찮게 사기당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은 게 이 무료상담소의 시작이었다.

 컨설팅 내용 못잖게 독특한 게 또 있다. 부동산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계기도 남다르다. 이 대표는 소위 '잘나가는' 외국계 항공사 직원이었다. 입사 4개월 만에 팀장을 달 정도로 초고속 승진을 했다.

하지만 겸손을 배우지 못해 임원과의 마찰로 퇴사했고 가진 거라곤 몸뚱이 하나밖에 없는 상황까지 곤두박질쳤다. 당시 2년간 공사판을 전전하며 '시공' 기술을 익혔고 중개업자 자격증을 따주면 생활비를 주겠다는 지인의 제안으로 관련법을 공부했다.

단독주택이나 나대지를 사서 고시원·원룸으로 개발하며 '시행' 경험도 쌓았다. 시공·제도·시행을 두루 익히니 겨우 수익을 낼 수 있었다.

 이 대표는 "나는 정말 죽기살기로 7년간 부동산만 팠는데도 30% 정도의 수익률에 만족한다"며 "시공원가 깎고 정부정책을 100% 활용해도 이 정도인데 공부 안하고 대충 투자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수익을 낼 수 있겠냐"고 말했다.

 끝으로 투자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물었다. 40대는 공부하고 50대는 인맥을 최대한 활용하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 대표는 "40대는 미래를 준비한다는 생각으로 부동산 관계법을 공부하고 사는 곳 주변의 나대지·단독주택지를 조사하며 실무경험을 쌓으라"며 "50대는 공부할 시간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니 부동산 관련 인맥을 넓히는 데 주력하라"고 조언했다.

머니투데이 최윤아기자 nonpasana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