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명의 목숨을 살려라.'
이 말은 한자로 하면 활만인(活萬人)이 된다. 경북 안동 하회마을의 터줏대감인 양진당(養眞堂,보물 제306호)에 전해 내려오는 얘기다. 풍산 류씨의 시조인 류종혜가 고려 말,조선 초에 풍산에서 하회마을로 옮겨와 터를 잡았다.
재산이 넉넉했던 그는 규모가 큰 집을 지으려 했다. 주춧돌을 깔고 기둥을 세웠더니 뜻밖에도 기둥이 쓰러지길 여러 차례 반복했다. 하루는 꿈속에 산신령이 나타나 "그곳은 너의 터가 아니다. 만약 너의 터로 삼으려면 3년 동안 활만인을 해라"고 말했다.
만 명에게 적선을 베푸는 동안 3년이란 세월이 후딱 지나갔다. 그 후 기둥을 다시 세우니 넘어지지 않고 똑바로 섰다. 몇 해에 걸쳐 큰 집을 지었으니 현재 양진당의 사랑채 입암고택(立巖古宅)은 당시의 건물이라고 한다. 풍산 류씨의 종택(宗宅)이기도 하다.
연약한 지반 위에 집을 지으려면 땅이 단단히 굳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늪이나 논,해안과 강가 등 낮은 침수지역을 메워 성토한 땅에 집이나 아파트를 지을 경우 집 안에 흉한 기가 머무를 수밖에 없다.
또 연약한 지반이 충분히 안정되기 전에 건물을 세우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기초가 흔들려 깨지고,담벽은 갈라지며,기둥이 기울어져 집을 짓기 어렵다. 결국 집터는 생토(生土) 지기(地氣)가 우수하고,흙의 색깔이 밝고 깨끗하며 윤기가 나야 행운을 가져다준다. 따라서 집은 지상의 부토(腐土)를 걷어낸 뒤 초석을 다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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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거꾸로 생각하면 산에서 캐낸 돌과 자갈을 많이 넣어 바닥을 튼튼히 다지면 기운도 살고,지반도 강화돼 새로운 지기를 얻을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매립지 공동주택에 대한 우려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기우라 할 수 있다.
고제희 대동풍수지리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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