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만 해도 대구지역의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그때는 웬만한 신규 아파트에 당첨돼도 무조건 프리미엄이 붙을 정도로 기이한 상황이 연출되었다. 하지만 오르막이 있으면 반드시 내리막도 있다.
대구에 사는 50세 A씨(여)는 당시 아파트 2채를 분양받았다. 물론 A씨가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까지 포함하면 3채다. 아파트 한 채당 7천만 원씩 프리미엄이 붙었다던 A씨가 나에게 투자 상담을 의뢰했을 때, 나는 “부동산 자금들이 갈 곳이 없어 아파트로 자금들이 몰렸기 때문에 거품이 많이 꼈다. 그러니 슬슬 아파트 매도를 준비하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해 주었다.
하지만 A씨의 지인들은 “대구 아파트가 좀 더 오를 것 같으니 계속 가지고 있으라”고 조언했다고 한다. 그로부터 7~8개월이 지난 후 A씨는 아파트 한 채당 1억씩, 두 채니까 합 2억 원이 빠졌다고 연락이 왔다. 그러면서 당시 나의 조언대로 아파트 매도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 뒤늦은 후회를 하고 있었다.
부동산 투자는 분양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매도 타이밍 역시 매우 중요하다. A씨는 아파트 분양 선택은 잘했지만, 매도 타이밍은 본인의 과한 욕심으로 인해 화를 자초한 꼴이 되어버렸다.
프리미엄을 사람의 몸에 비유한다면, 프리미엄이 어깨까지 올라왔을 때 매도해도 성공한 투자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프리미엄이 머리끝까지 오를 때까지 기다리려고 한다. 하지만 문제는 그 욕심 때문에 결국 머리에서 팔지도 못할 뿐더러 허리, 무릎까지 가격이 내려가는 상황을 하염없이 지켜만 보게 된다는 데 있다. 혹은 프리미엄이 다 빠진 후에 본전이나 원가 이하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매도를 한다. 끝내 욕심이 화를 부르는 것이다.
초보들이 왜 머리에서 매도를 못하는지 아는가? 머리가 어디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난 후에야 무릎을 치며 “아! 그때가 머리였구나” 하고 깨달을 뿐이다. 그러니 사실 어깨도 어디인지는 정확히 알기 어렵다. 다만 적당히 오르면 더 이상 욕심 부리지 말고 팔아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였으면 한다. 그러면 나중에 ‘아 머리에 팔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적당히 수익 잘 내고 빠져 나왔구나’ 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는 것이다. 많은 투자자들이 이 원칙을 지키지 않기 때문에 머리에 팔려다가 어깨 아래에서 매도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 바란다.
위의 사례는 비단 A씨에게만 국한되어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다. 투자자에게 아주 흔하게 일어나는 일들이다. 우선 본인이 매수한 부동산에 프리미엄이 붙었다면 이는 대단한 일이다. 하지만 더 대단한 일은 내 호주머니에 정말 돈이 들어왔을 때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는 경우가 많다. 내가 투자상담을 하면서 가장 안타깝게 느끼는 부분이 바로 이 지점이다. 그물을 던져 어느 정도 물고기가 걸려들었으면 만족하고 수확의 기쁨을 누려야 하는데, 사람들은 거기에 만족하지 않고 더 많은 물고기를 잡으려다가 결국 그물 안의 물고기를 모두 놓치는 우를 범하고 만다. 부동산을 매도한 금액이 내 통장에 찍혀야 비로소 투자가 완성되고, 물고기를 건져 올려야 비로소 낚시도 마무리가 된다. 그 전에는 잡았다고 생각했던 물고기를 다시 놓칠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다고 보아야 한다.
부동산 매도를 잘하려면 마인드 컨트롤을 잘해야 한다. 급해서도 안 되고 너무 느긋해도 안 된다. 항상 약간 모자라는 느낌이 나의 부동산 투자 경험상 안전성 부분에서는 매우 유리했었다. 부동산 투자를 할 때는 약간의 모험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부동산 매도 때에는 굳이 모험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모험을 하고 싶으면 완벽한 전문가가 됐을 때 하라. 그 전에는 안전운행이 최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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