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오윤섭]조정장세에 투자할 때 피해야할 곳

웃는얼굴로1 2018. 6. 3. 20:14

주택시장 비수기인 5~6월이 지나가기전  섣불리 판단하는 실수를 저지르지 않아야 합니다.  6월 지방선거 이후 시장 움직임을 들여다봐야 할 것입니다.  이번 조정장세는 다가오는 성수기 8~10월을 지나가봐야 알 것입니다.
 
이번 주 오윤섭의 부자노트에서는 수도권 주택시장 조정장세에 투자할 때 피해야 할 곳을 정리했습니다. 갭(매매가-전셋값)이 적다고, 급매가 나왔다고 덥썩 물어선 안되는 곳이 있습니다.


조정장세든 상승장이든 하락장이든 수급(수요와 공급)은 금리&경기와 함께 주택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입니다.  
 
수급중에서 2018년 하반기 이후엔 공급보다 수요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017년까지 양적인 주택시장이 끝나고 2018년부터 질적인 주택시장으로 패러다임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질적인 주택시장이란 소득 5분위 기준으로 4, 5분위 중고소득층이 주택시장을 주도하는 것입니다. 규제가 집중된 서울 등 수도권 주택시장은 신DTI, DSR 등 고강도 대출규제에 정비사업 상향여과 현상으로 고소득층이 주택시장을 주도할 것입니다. 생활권내 저가아파트 매매가는 정체되고 고가아파트일수록(전셋값이 비쌀수록) 많이 오를 것입니다. 
 
아무리 교통망이 발달돼도 생활권 바운더리(경계)는 정해져 있습니다. 삼성동탄광역급행철도가 개통돼 동탄역에서 삼성역까지 19분 걸린다고 동탄신도시가 삼성생활권이 될 순 없습니다. 
 
그리고 동일 생활권에서 수요의 양(내부수요 외부수요)도 중요하지만 앞으론 수요의 질이 갈수록 중요해질 것입니다. 생활권에서 높은 수준의 아파트값이 유지되려면(투자자 입장에서 자본차익이 극대화되려면) 소득이 높은 30~40대 기혼 직장인 수요가 늘어나야 합니다. 아현뉴타운의 경우 전용면적 84타입 기준으로 15억원을 감당할 수 있는 실수요가 유입되고 있습니다. 
 
수요의 질과 관련해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흑석뉴타운내 재고아파트 매매가는 지난 2년간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2년전 84타입 갭이 1억원이 조금 넘었는데 지금은 매매가는 2억5천만원 이상 올라 갭은 4억원 가까이 벌어졌습니다. 
 
흑석뉴타운 재고아파트 매매가가 급등한데는 이주수요가 가장 컸다고 봅니다. 흑석뉴타운내 이주수요는 물론 방배구역과 반포잠원 등 서초구 재건축단지에서 이주한, 구매력있는 매매수요(이주비 모멘텀) 전세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물론 신규아파트공급물량이 부족한 점도 한몫했습니다. 흑석뉴타운 일대는 정비사업으로 멸실주택은 2016년 이후 급증했지만 신축 입주물량은 없었습니다. 2010년 이후 입주한 흑석뉴타운 재고아파트가 신축 대접을 받을 정도입니다. 강남과 용산 등 도심 접근성이 좋고 9호선 3단계 연장선 개통 호재도 유효수요를 늘리는데 한몫했습니다.

그럼 장위뉴타운도 재고아파트 매매가가 비슷하게 움직였을까요? 흑석뉴타운과 장위뉴타운은 입지의 ‘급’이 다릅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상승률이 크게 차이나는 이유가 뭘까요?
 
장위뉴타운 재개발 사업은 흑석뉴타운과 비슷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흑석 장위 뉴타운 모두 이미 입주한 단지가 있고 입주예정인 단지도 있으며 이주철거중이거나 이주를 앞둔 구역이 혼재하고 있습니다. 
 
장위뉴타운 재고아파트는 장위뉴타운내 내부수요는 물론 동일 생활권에서 이주수요가 미미합니다. 조합원은 낮은 이주비로, 세입자 역시 낮은 전셋값으로 장위뉴타운 재고아파트를 매수하거나 전세를 구할 여력이 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초기투자비가 적어 거주하지 않는, 투자수요가 상대적으로 많이 유입된 점도 컸습니다. 
 
한편 2023년까지 서울 등 수도권 신규아파트공급물량은 수도권 도심 핵심입지에선 입주물량이 갈수록 늘어나고 수도권 외곽 공공택지 입주물량은 갈수록 감소할 것입니다. 상승장이 계속되는 한(건설사 입장에선 돈이 되기 때문에) 신축 물량은 늘어날 것입니다. 특히 수도권 외곽 민간택지 공급물량이 증가할 것입니다. 
 
여기서 투자자의 인사이트가 중요합니다. 그럼 공급물량이 갈수록 감소하는 수도권 외곽 공공택지 신축을 산다 VS 2022년까지 입주물량이 늘어나지만 2023년 이후 규제책으로 희소가치가 높아지는 정비사업 신축을 산다 중 선택해야 할 것입니다. 
 
부동산 가치투자자라면 입지가치(내재가치)에 주력해야 합니다. 4년 이상 장기보유한다면 말입니다. 
 
주거인프라가 부족한 수도권 외곽은 신축이라도 피해야 합니다. 물리적 거리론 1기 신도시에서 벗어나는 지역은 가급적 피해야 합니다. 수요의 질을 감안해 자녀가 한두명 있는 30~40대 기혼 직장인이 선호하지 않는 지역은 피해야 합니다.  
 
GTX 역세권 신축도 신중해야 합니다. GTX가 수도권 외곽 주택시장에 호재만은 아닙니다. 빨대효과로 상권이 위축돼 공동화(空洞化) 현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주거인프라가 취약한 베드타운으로 전락할 수 있습니다.  
 
수도권 외곽은 서울 도심이나 강남을 관통하는 광역철도 역세권이 아니라면 가급적 피해야 합니다. 직주근접 가치가 높더라도 보유기간중 오피스텔 등 아파트를 대체하는 공급물량이 많다면 투자에 신중해야 합니다.  
 
최근 갭메우기, 순환매로 갭이 적은, 투자비가 적은 수도권 외곽 아파트를 추격매수하는 투자자들이 많습니다. 위험한 투자입니다. 생활권내 내부수요가 적고 외부수요 유입 가능성이 낮은 베드타운이라면 특히 그렇습니다.   
 
2010~2013년 수도권 주택시장 침체기에 가장 많이 하락한 곳을 조사해보세요. 그리고 2016년 하반기에 강남3구를 시작으로 전고점을 돌파할 때 가장 늦게 전고점을 돌파했거나 아직도 돌파하지 못한 곳이 어딘가를 찾아보세요.
 
신축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신축을 사서 보유기간중 주거인프라(도로 전철 직장 학교 상권 공원 등)가 좋아져 입지가치가 높아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