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는 미래에 어디로 갈 것인가? 12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린 핀테크 국제 컨퍼런스에서 프린스턴대학, 청화대, EDHEC, 카이스트의 세계 최고 자산운용 전문가가 주장한 내용을 중심으로 핀테크의 미래를 생각해봤다.
먼저 고액 자산가에게나 가능했던 대량 맞춤형 프리미엄 자산운용 서비스는 누구나 저렴하게 제공받게 될 것이다. 필자도 개인 맞춤형으로 최적의 자산운용을 해준다고 광고한 랩어카운트에 억대가 넘는 돈을 맡겼으나 일 년이 넘어도 전화 한통 없었다. 이를 위해 필요한 전문 인력 소요와 인건비를 생각하면 애초 불가능한 약속이었다.
투자 상담 전문 인력의 개인 맞춤형 분석 업무 상당 부분은 자동화로 다수 고객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막대한 데이터, 첨단 최적화 및 인공지능(AI) 기술, 초고속 데이터 처리 및 연산 능력을 이용해 개인의 생애주기에 걸친 특성과 요구조건에 맞추고 예상 시나리오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최적으로 구성·변경 및 운영할 수 있다.
개인의 금융 거래, 의료 데이터 등과 결합하면 수입, 보유자산, 나이, 건강, 자녀 교육, 희망 생활수준 및 지출 예상, 리스크에 대한 인식 및 선호도에 맞춘 최적 금융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최근 로보 어드바이저 때문에 펀드 매니저와 애널리스트를 대량 해고한 사례가 보도됐다. 하지만 이제는 AI 등 신기술의 인력 대체 보다 이를 활용한 개인 맞춤형 프리미엄 서비스가 대중화 될 것으로 보인다.
처음에는 개별 금융사별로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겠지만 점차 인터넷 플랫폼 비즈니스로 발전된다. 온라인 쇼핑몰처럼 금융사마다 특화된 로보 어드바이저 서비스를 통합된 금융 플랫폼에 광고 및 제공하고 고객이 선택하면 알고리듬끼리 경쟁하는 세상이 올 것이다. 알고리듬 성능은 금융사 생존과 직결된다. 하지만 알고리듬을 개발하고 운영, 모니터링하는 전문 인력의 중요성과 수요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둘째, 개인화된 분산형 금융거래를 보편화하는 기술이 개발될 것이다. 최근 많은 금융거래는 특정 금융사를 통해 복잡한 인증과정을 거쳐 유료로 이뤄진다. 향후에는 다수의 개인 간 금융거래가 활성화되고 개인화된 로봇을 통해 금융거래가 일어날 수 있다. 이에 개인에게 분산된 원장으로 거래 기록을 안전하게 공유하고 인증하는 블록체인이 금융거래에 활용될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블록체인 기술은 한 거래 처리 당 수분 이상 걸려 너무 늦고 디도스 등 해킹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를 보완하는 기술 개발 경쟁이 격화되는 모습이다.
셋째, 개인 맞춤화된 금융서비스를 위해서는 대량의 개인 데이터가 필요하다. 결국 개인정보를 최대한 보호하며 데이터 마이닝을 할 수 있는 기술이 요구된다. 또 불법적 음성 거래를 차단하기 위한 장치도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개인정보의 공유와 보호는 상충된다. 암호화폐와 블록체인도 개인 정보 보호에는 충분치 않다. 최근 개인 프라이버시를 최대한 보호하면서 대량의 개인별 데이터에 접근해 분석하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핀테크는 사회보장과 같은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데도 활용될 것이다. 지금까지 핀테크나 로보 어드바이저 등 기술은 수익을 극대화하는데 주력했다. 하지만 미래에는 사회보장, 노후복지를 위해 개인 자산 및 연금 자산을 최적으로 운용하는 방식으로 핀테크를 활용하게 될 전망이다.
이는 연금자산 비중이 너무 적고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후세대 출생이 급감하는 우리나라 사회체제를 지속 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 중요 과제이다. 개인별 보유자산, 자금소요, 생애주기가 모두 다른 점을 고려해 개인 맞춤형으로 연금을 설계하는 것은 물론 개인 맞춤형 통합적 자산운용 자문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 국민연금 운용도 이런 새로운 틀에 맞춰 최적화해야 한다. 정부는 관련 핀테크 기술혁신을 촉진, 활용하고 규제를 적절히 개선해야 할 것이다.
※ 외부필자의 원고는 IT조선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태억 교수는 KAIST 산업 및 시스템 공학과 교수, 교육원장이며 대한산업공학회 회장입니다. 대통령 직속 규제개혁위원회 위원, 교육부 대학구조개혁위원회 위원, 신성장동력기획단 위원, KAIST 정보시스템연구소장 등을 역임했습니다. 자동화, 정보기술 응용, 산업지능 분야 전문가이며, 일방전달방식강의에서 탈피하는 수업방식 혁신을 통한 교육혁신, 교육의 기회 균등 실현을 위한 온라인대중공개강좌(MOOC) 확산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서울대, KAIST, 오하이오 주립 대학에서 학·석·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옛 미래창조과학부) 및 한국연구재단의 '이달의 과학기술자상'을 수상했습니다.
'신기술,신소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삼성·LG·애플까지 호시탐탐…'마이크로 LED'가 뭐길래 (0) | 2018.04.13 |
---|---|
韓 연구진, 차세대 '자성메모리' 상용화 앞당길 신소재 개발 (0) | 2018.04.13 |
삼성전자, "중국산 쓰느니 LG디스플레이랑 손잡자" (0) | 2018.04.13 |
예고된 한미 ‘올리타’ 개발 중단...글로벌 신약 높은 벽 다시 절감 (0) | 2018.04.13 |
머스크 최대 위기..테슬라 파산說까지 (0) | 2018.04.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