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구만수]부동산시장 분석기법(6) 투자는 현금성 자산의 휘발을 막기 위한 능동적 경제활동

웃는얼굴로1 2018. 2. 14. 17:48

투자는 현금성 자산의 휘발을 막기 위한 능동적 경제활동


지난 칼럼까지는 부동산 정책적 측면을 살펴보았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따른 시장의 변화와 그에 따른 투자자의 대응방안에 대한 이야기였다면 두 번째로 살펴 볼 파트는 국내외 경제상황 측면이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알아보자. 경제란 인간 활동에 필요한 재화와 서비스를 만들고 나누고 쓰는 모든 활동과 그 활동을 둘러싼 질서나 그 제도를 말한다. 이러한 경제현상을 이해하고 설명하려는 일련의 활동이 경제학이다. 경제학은 거시경제(macroeconomics)와 미시경제(microeconomics)로 나누어지는데 거시경제는 한 국가 경제의 국민이 돈을 얼마나 벌어들이는가를 주로 다룬다. 따라서 거시경제가 다루는 변수들은 국민소득과 연관된 항목들이다. 생산량, 물가, 실업, 이자율, 국제수지 등이다. 이에 반해서 미시경제는 개별 경제주체와 개별 시장을 분석의 대상으로 한다. 따라서 개별 경제주체들이 어떻게 경제행동을 하는지와 소비자, 생산자로 구성되는 개별 시장에서의 가격이 어떻게 결정되는지를 다루는 분야이다. 말은 어렵게 써 놓았지만 간단하게 글자 그대로 거시경제(macroeconomics)는 국민의 소득을 미시경제(microeconomics)는 개별 시장에서의 가격이 결정되는 것에 대해서 다룬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부동산시장의 움직임도 따지고 보면 경제활동의 일부이다. 오일쇼크, IMF외환위기, 미국의 글로벌 금융위기 등 국내외적 경제상황에 따라서 부동산시장은 많은 영향을 받는다. 언뜻 보면 부동산학은 별개의 학문으로 볼 수 있겠지만 결국 부동산시장의 상승과 조정 역시 당시의 국가 경제상황에 구속되기 때문에 국내외 경제상황과 부동산시장을 나눌 수 없다. 아울러 부동산시장의 가격만 이야기 한다고 해서 미시경제학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이러한 태도는 매우 편협한 사고이며 거시경제와 미시경제 모두 부동산시장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이해를 하여야 한다. 다만 앞으로의 칼럼은 부동산시장 가격의 상승과 조정에 관하여 경제적 측면에서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 알아보는 파트임으로 매우 제한된 범위에서 경제와 부동산시장에 대한 연관 관계를 설명해 보도록 하겠다.


우선적으로 투자의 근본적 의미가 무엇인지? 왜 투자를 하려고 하는지? 투자를 하기 위해서 목을 매고 이리저리 뛰어 다니는 이유가 과연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 스스로 대답을 한 번 해보자. 당신은 어떤 이유로 투자에 관심을 가지고 시장에 참여 하는가? 필자가 진행하는 재테크강의 때 수강생들에게 물어 보면 한결같이. ‘돈을 벌기 위해서’ ‘경제적 자유를 얻기 위해서’ ‘시간의 자유를 얻기 위해서’ ‘투자를 하지 않으면 뒤쳐질 것 같아서’ 등등 여러 가지 대답들이 돌아온다. 모두 일리가 있는 말이다. 우리는 돈을 벌어서 경제적, 시간적으로 자유를 얻기 위해 남보다 더 투자에 관심을 가진다. 하지만 이렇게 정형화되고 일반적 상식선에서의 이유 이외에 어떠한 숨은 이유가 있을까? 필자는 투자의 근본적 의미가 무엇일까? 라는 질문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었다. 네이버 지식백과에서는 투자와 투기에 대한 개념 설명이 나오는데 투자란 ‘공장·기계·건물이나 원료·제품의 재고 등 생산 활동과 관련되는 자본재의 총량을 유지 또는 증가시키는 활동이라 한다. 이에 비하여 투기는 생산 활동과는 관계없이 오직 이익을 추구할 목적으로 실물 자산이나 금융 자산을 구입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라고 한다. 과연 생산활동과 관계없이 오직 이익을 추구할 목적으로 경제활동을 한다면 투기일까? 투자는 선이고 투기는 악일까?


우리 사회는 투자와 투기를 혼동하여 근로소득을 제외한 자본소득을 싸잡아 투기로 몰아붙이는 분위기가 있다. 마치 땀 흘려 일해서 버는 돈 이외에는 절대악으로 치부하여 해서는 안 되는 행위이며 죄악시하는 풍토가 있는데 요즘 자본소득(매매차익에 대한 소득)에 대한 과세 강화정책 또한 이와 무관하지 않다. 대한민국에서 나타나는 자본소득에 대한 반정서의 밑바닥에는 최영장군의 ‘황금 보기를 돌 같이 하라’(최영장군이 아니라 부친이 최영장군에게 16세 되던 때에 하신 말씀이라 한다)라는 공직자의 청렴성 기대치가 깔려 있기는 하지만 필자는 이에 동의할 수 없다. 경제학에서도 생산의 3요소는 토지, 노동, 자본으로 자본이 생산의 근원임을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물론 노동의 가치가 토지와 자본가치에 비해 평가절하되는 부분은 복지라는 사회학적 명분으로 그 간극을 메우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이러한 일련의 행위를 우리는 수정자본주의 입장이라 말하기도 한다. 어떠한 이유에서든 자본소득이 사회적 해악 또는 해서는 안 되는 절대악으로 인식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매우 우려스럽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그림은 1960년부터 2017년까지 5년 단위의 정기예금 금리 추이를 나타낸 그래프이다. 1965년은 26.4% 1970년에는 22.8% 1980년은 18.6%이다. 즉 은행에 1억을 맡기면 1965년에는 1년에 2640만원을 이자로 받았으며 1980년에는 1860만원을 고스란히 이자로 받았다는 말이다. 1990년대에도 1000만원은 받았다는 이야기인데 요즘 수익형 부동산이 4%의 수익만 발생해도 투자자가 관심을 가지는 상황에서 참으로 경이로운 이자율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놀라운 이자율이 2000년대를 넘어서 2017년 현재는 1.75%을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다 15.4%의 이자소득세를 납부하면 1.48%에 지나지 않는다. 나아가 물가상승률 2%만 적용해도 실질금리는 마이너스 0.52%가 된다.


사회적 분위기가 자본소득을 사회적으로 지탄(따지고 보면 은행에서 이자 받는 것도 자본소득이다)을 받아야 하는 대상으로 몰아가고 있지만 실제 그 속을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평생 모은 현금성 자산을 은행에 맡겨도 최소한의 생활은 고사하고 오히려 현금의 원천적 가치인 상품의 구매력이 줄어든다. 한마디로 나의 현금성 자산가치가 훨훨 날아가 버린다. 휘발되어 버리고 가치가 줄어드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자신의 현금성 자산이 휘발되는 것을 막기 위한 능동적 경제활동이 투자라고 필자는 강력하게 주장한다. 즉 물가상승률을 감안했을 때 아무런 투자행위도 하지 않고 현금성자산을 은행에만 넣어 둔다면 언젠가는 상품구매력이 0원이 되는 논리가 성립된다. 사안이 이러한데도 자본소득을 반사회적 행위로 몰아가는 사회적 분위기가 과연 정당한가? 투자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