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찰가율 10년만에 90% 넘어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법원 경매시장에서 서울 상가와 빌딩 등 업무ㆍ상업시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의 비율)이 10년 만에 90%를 넘어섰다. 저금리 상황에 따른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한 상황에서 최근 아파트에 대한 규제까지 강화되자 투자자들이 업무ㆍ상업시설 경매에 몰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27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5일까지 서울 업무ㆍ상업시설 낙찰가율은 전달(81.9%) 대비 13.8%포인트 높아진 95.7%를 기록했다. 이는 2007년 9월 97.8%를 기록한 이후 10년 만의 최고치다. 지지옥션이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1년 1월 이후 서울 업무ㆍ상업시설의 낙찰가율이 90%를 넘은 것은 2007년 9월을 포함해 ▲2001년 7월 90.9% ▲2002년 6월 94.3% ▲2006년 11월 93.8% 등 단 4번에 불과했다.
낙찰된 물건당 몇 명이 입찰했는지를 나타내는 평균 응찰자 수도 같은 기간 1.8명에서 3.5명으로 증가했다. 업무ㆍ상업시설을 낙찰받기 위한 경쟁이 예전보다 치열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서울 중구 신당동에 위치한 연면적 652㎡ 규모의 지하 1층~지상 4층 건물(근린시설)은 지난 14일 진행된 첫 경매에 13명이 몰려 감정가(20억1584만원)의 138.8%인 27억9730만원에 낙찰됐다. 또 은행과 약국, 치과 등 총 10개 점포가 입점해 있는 서울 광진구 중곡동의 3층짜리 건물도 감정가 150억2333만원의 123.8%인 186억11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경매시장에서 업무ㆍ상업시설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이달 낙찰가 상위 10건 중 8건을 업무ㆍ상업시설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7월 3건, 8월 4건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기본적으론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수요와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며 "여기에 아파트 투기 수요를 겨냥한 부동산 대책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만 세 차례 나온 것도 업무ㆍ상업시설 경매의 수요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차례 유찰돼 최저입찰가가 낮아져서 평균 낙찰가율을 낮추는 이른바 '악성 물건'까지 주인을 찾는 분위기"라며 "아파트 규제에 따른 반사이익 등의 효과에 힘입어 적어도 연말까지는 90% 내외의 낙찰가율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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