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안타까웠다. 생뚱맞은 내집마련 모습들 때문이다. 모르면 길을 묻지, 묻지마 투자로 집을 구입하는 사람들. 그들 얘기를 접하면 매번 답답했다. 조만간 겪을 마음 고생이 눈에 선해서다. 더 이상 이런 분들이 없기를 바라며 그 첫 번째 이야기를 시작한다. 주택은 뭐니뭐니해도 ‘입지’다. 위치에 따라 시세차익뿐 아니라 생활이 크게 달라져서다.
그럼 삶의 질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알아보자. 엉뚱한 입지는 사는 동안 고달프다. 처음에는 잘 모르지만, 지내는 동안 불편한 게 한둘이 아니다. 물론 이를 미리 차단하기 위해, 위치를 고르면 어느 정도 해결은 가능하다. 하지만 꼼꼼히 따지지 않을 경우 그 피해는 매우 크다. 필자가 만났던 L씨의 사례를 보면 짐작할 수 있다.
회사원 L씨(38세)는 여느 사람과 달리 주택에 관한 지식이 상당하다. 자칭 타칭, 똑똑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들을 정도다. 4년 전, 그는 내집마련을 위해 입지를 제일 먼저 고려했다. 출퇴근과 아이 교육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우선적으로 지하철역과 초∙중∙고 학교를 살폈다. 또한 편리성과 쾌적성을 위해 편의시설∙주변환경도 확인했다.
그런데 L씨는 그 집에 입주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고민에 빠졌다. 사는 동안 힘들고 고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멀지 않은 곳에 혐오시설이 있을 거라곤 생각지 못했다. 주변을 둘러보니 괜찮은 줄로 알았다. 교통∙교육∙편의시설∙주변환경이 나름 우수해서다. 하지만 복병은 좀더 떨어진 곳에 숨어있었다. 주말에 주위를 샅샅이 돌아다니면서 알게 되었다.
이제 L씨가 왜 실패했는지 이유를 살펴보자. 그래야 동일한 시행착오를 겪지 않을 테니 말이다. 물론 그가 입지를 선택하는데 있어 참고할만한 측면도 있다. 때문에 이 점도 같이 보면서, 고칠 것은 고치고 배울 것은 배우자! 경험담을 들으면 실패할 확률을 상당부분 줄일 수 있어서다. 몸소 체험할 필요가 없는 일은 애초에 하지 않는 게 상책이다.
우선 L씨의 실패는 주택 주변만 살폈다는데 있다. 좀더 멀리 가서 주위를 살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먼저 그는 ①교통을 살폈다. 도로∙지하철∙버스 등. 조건이 좋았다. 사통팔달이었으니까. ②교육도 따졌다. 학원∙학교∙도서관 등. 이 또한 괜찮았다. ③편의시설은 없는 게 없었다. 대형마트∙시장∙병원 등. 걸어서 다닐 정도였다.
④주변환경도 양호했다. 공원∙하천∙유적지 등. 친환경적 공간이 여럿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근처에 있지 않았다. 그다지 멀지 않은 거리에 ‘혐오시설(공장∙처리장)’이 위치해서다. L씨는 주말에 시간을 냈다. 동네 한 바퀴 돌며 정을 붙이자는 취지에서다. 버스∙자동차∙도보로 곳곳을 돌며 살폈다. 그는 곧 ‘생활공해(소음∙진동∙먼지∙악취) 발생원’을 발견했다.
결국 전∙후가 뒤바뀐 행동은 고통으로 다가왔다. 매매계약에 앞서 먼저, 집 주변을 제대로 살펴야 했는데 안타깝다. 덜컥 계약부터 한 대가치고는 혹독했으니까. 그와 가족은 생활하는 동안 고달팠고, 매도하기까지 마음 고생이 컸다. 다만 이를 통해 배운 것이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다음에 집을 구입할 경우, 전보다는 더 꼼꼼히 살필 테니 말이다.
혐오시설은 어디에나 있다. 자신이 살피지 못해 알기가 어려울 뿐이다. 따라서 집을 구입하려면 일대를 꼼꼼히 둘러보라! 가까운 곳부터 먼 곳까지. 주∙야간,동∙하절기,장마 때 방문하는 것은 물론이다. 수억 원이나 하는 거액을 투자하는데, 이 정도는 기본이니까. 아울러 도심을 벗어난 지역은 가급적 배제하라! 빈집이 늘어나는 추세가 가속화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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