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망원동의 이른바 ‘망리단길’ 상권의 대지 120㎡짜리 지상 1층 건물을 가진 최진수(40·가명)씨는 최근 15억원에 건물을 팔려다 계약 직전에 마음을 바꿨다. 그는 ‘8·2 부동산 대책’이 나온 이후 기존 낡은 건물을 헐고 새로 지어 올리기로 했다. 앞으로 꼬마빌딩의 가치가 더 커질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자산가들의 대표적인 수익형 부동산인 꼬마빌딩 몸값이 8·2 대책 이후 더 높아질 것 같다. 이번 대책 여파로 재건축 아파트 등 주택 시장이 규제 유탄을 집중적으로 맞으면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꼬마빌딩이 부동산 투자자들 사이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9일 금융권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대책 이후 꼬마빌딩에 대한 투자자들의 문의가 눈에 띄게 늘었다. 대책 이전까지는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등 주택과 꼬마빌딩 중 어디에 투자할지를 놓고 고민하는 자산가들이 많았는데, 이번 대책을 계기로 꼬마빌딩쪽으로 투자 관심의 축이 옮겨가기 시작한 것이다.
8·2 대책으로 주택 유형과 관계없이 투기과열지구 및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에는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40%씩 강화되는 등 금융규제가 적용되고 세금 부담도 커진다.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 등 재건축 아파트를 타깃으로 하는 규제도 새로 도입된다.
반면 꼬마빌딩과 같은 수익형 부동산에는 별도의 규제가 없다. 업계에 따르면 보통 건물 가치의 60~7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게다가 이번 대책으로 다음 달부터 투기과열지구 등에서 주택을 살 때는 자금조달 계획을 반드시 신고해야 하는 데다, 국세청이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세무조사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점도 꼬마빌딩 선호도가 높아진 요인이다.
한 은행권 PB는 “자산가들은 세무조사를 극도로 꺼리는 만큼 당분간 정부 규제와 간섭을 받지 않는 꼬마빌딩과 같은 부동산에 투자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통 상권 투자자들이 홍대와 강남, 이태원 등 서울 주요 상권을 선호하는 편이지만, 최근 이들 지역 꼬마빌딩이 품귀현상을 빚고 있어 상가로 용도변경할 것을 염두에 두고 단독주택을 사두려는 투자 패턴도 나오고 있다.
오동협 원빌딩중개법인 대표는 “단독주택을 사들인 뒤 용도를 변경하면 주택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는 만큼 대책 이후 이런 물건을 찾는 이들이 늘어날 것”이라면서 “주요 상권과 가까운 10억~15억원 사이의 단독주택이 주 타깃”이라고 말했다.
대책이 갓 나왔기 때문에 아직 호가 변동이 뚜렷하게 나타나진 않지만 수요가 늘면 가격도 오를 가능성이 있다. 신정섭 신한은행 부동산자문센터 차장은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지난 몇 년간 꼬마빌딩 투자가 인기를 끌었는데, 이번 대책 이후 빌딩 투자 열기가 더 뜨거워질 것 같다”고 말했다.
'수익형부동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익형 부동산도 먹구름..전매·대출 규제에 투자자 이탈 조짐 (0) | 2017.08.14 |
---|---|
'씨스타' 다솜, 빌딩 투자에서 소유에 완패한 이유 (0) | 2017.08.11 |
건대입구역 사거리 인근 중소형 빌딩 실거래 사례 및 추천매물 (0) | 2017.08.08 |
[윤재호]돈 되는 수익형 분양상가 투자, 이렇게 노려라 (0) | 2017.08.04 |
[8·2부동산대책]오피스텔로 몰려갈라..조정지역 분양권 전매 금지 (0) | 2017.08.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