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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대책 효과②]다주택자 탈출 신호탄?..잠실 엘스 '1억↓' 급매물 등장

웃는얼굴로1 2017. 8. 9. 12:44

강남권, 재건축단지 이어 일반 단지에서도 급매물 속속 등장
"정부 다주택자 압박 강화하자 집주인들 움직임 나선 듯"


6일 오후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부동산 중개사무소 밀집상가에 급매물 정보가 적힌 알림판이 걸려 있다. 정부의 고강도 8·2 부동산 대책 발표 후 서울 및 세종시에서 아파트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 News1 성동훈 기자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서울 강남권에서 재건축 단지 급매물에 이어 일반 단지에서도 급매물이 속속 등장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급매물 대부분이 전세를 낀 투자물건이어서 다주택자들의 매도가 본격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일부 단지에서는 최대 1억원 하락한 급매물이 나왔지만 매수자들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에 관망해 거래까지 이어지지 않고 있다.


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송파구 대표 아파트 단지인 잠실 엘스와 리센츠 단지에서 8·2 부동산 대책 이후 약 나흘 동안 10여건의 매도 물건이 접수됐다.


잠실새내역 인근 G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대책 발표 후 한동안 관망하던 집주인들이 하나둘 물건을 내놓고 있다"며 "3~4일간 두 단지에서 10여건의 매물이 나왔다는 것은 적지 않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 중 일부는 시장 분위기를 파악하기 위해 종전 시세대로 매물을 내놓았고 일부는 3000만원 가량 값을 낮췄다. 또 빠른 매도를 희망하는 일부 집주인은 1억원 가량 값을 낮추기도 했다.


엘스에서는 전용면적 84㎡ 주택형이 12억8000만원에 매물로 나왔다. 이 단지 동일 면적은 지난달 14억원에 최고가 거래된 뒤 대책 직전까지 13억5000만(기준층 이하)~14억2000만원(로열동·로열층)까지 시세가 형성돼 있었다.


이번 급매물의 경우 저층 매물로 알려져 종전 시세 대비 7000만~1억원 가량 값을 낮춘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리센츠에서도 전용면적 84㎡ 주택형이 12억8000만원(저층)에 매물로 나왔다. 리센츠 역시 지난달 14억원에 최고가 거래된 뒤 13억5000만~14억2000만원까지 호가됐었다. 중층 이상에서도 13억원까지 값을 낮춘 급매물이 발견됐다.


시장 관계자들은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조사를 단행하는 등 전방위 압박을 가하자 심각성을 느낀 집주인들이 '출구전략'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리센츠 인근 F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시장에 나온 급매물은 당장 거주는 불가능하며 전세를 안고 사는 조건"이라며 "이전에 '갭투자'에 나섰던 다주택자들이 하나둘 정리하려는 분위기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엘스와 리센츠의 경우 가격 상승이 꾸준하고 전세 수요와 전셋값이 뒷받침돼 그동안 갭투자 비중이 높은 단지로 꼽혀왔다.


한편 8·2 대책으로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대출 등의 규제를 대폭 강화한 정부는 이후에도 거듭 경고성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실거주 이외의 주택은 팔아 주택시장 안정화에 협조하라는 것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4일 인터뷰 동영상을 통해 "(양도세 중과세 시행시기인) 내년 4월까지 시간을 드렸으니 살고 있는 집이 아니면 좀 파시라"며 직접적으로 다주택자의 매도를 권고했다.


지난달 27일 취임한 한승희 신임 국세청장도 이번주부터 서울, 세종 등 부동산 다주택자에 대한 세무조사를 본격 단행할 것임을 예고했다. 금융권도 정부 정책 기조에 편승해 대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앞으로 다주택자들의 매도물건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로 인해 가격도 장기적으로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엘스 아파트 인근 H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급매물이 나와도 매수자들은 '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기대해 관망하고 있다"며 "공급이 많아지면 가격은 더욱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hk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