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지역)자료

'갭 투자'가 끌어올린 노원·강서 아파트값..강남보다 더 올라

웃는얼굴로1 2017. 8. 4. 14:27

실수요층이 많아 서울 강남권과 비교해 부동산 투기 세력이 많이 몰리지 않았던 노원·강서구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이 올해 강남권을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서구 가양동 가양 6단지 전경. /김수현 기자

노원·강서구의 경우 집값이 서울 다른 지역과 비교해 높지 않은 데다, 역세권 소형 아파트가 많아 전셋값과 매매가의 차액을 이용한 갭(gap) 투자자들이 몰렸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KB국민은행 부동산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7월 말까지 노원구와 강서구 아파트 매매가는 각각 3.44%, 2.79% 올랐다. 특히 노원구는 서울 자치구 중에서 올해 아파트 매매가가 가장 많이 올랐다. 같은 기간 노원구의 뒤를 이어 성동구(2.99%), 강동구(2.91%), 동작구(2.91%), 강서구, 영등포구(2.63%), 강남구(2.51%) 순으로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이 높았다. 서울 평균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2.25%를 기록했다.


노원구와 강서구 아파트 값이 치솟은 건 갭 투자에 유리한 환경 때문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역세권 인근에 있는 전용 30㎡ 정도의 초소형 아파트가 많아 전세를 끼면 적은 돈으로도 괜찮은 거주환경을 가진 집을 살 수 있어 투자자들이 대거 몰린 것이다.


실제로 강서구 가양동 ‘가양2단지(성지)’의 경우 전용 34.44㎡가 올해 1분기 2억2900만~2억5500만원에 거래됐는데, 올해 7월에는 2억6000만~2억7000만원에 매매됐다. 불과 6개월 만에 최대 4000만원가량 오른 셈이다. 이 아파트의 경우 지하철9호선 양천향교역이 가깝고 한강변도 지척이란 장점이 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마곡지구 개발에 따른 기대로 인근 소형 아파트를 여러 채 산 투자자도 있다”고 말했다.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1단지(고층)’ 전용 32.39㎡ 매매가는 1분기에 1억7900만~1억9000만원이었는데, 5월에는 1억9400만~2억500만원에 거래됐다. 그나마 6월과 7월에는 매물조차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 전경. /조선일보DB

분양마케팅업체 청담디벨로퍼 이원석 본부장은 “노원구의 경우 서울 도심권과 꽤 떨어진 편이지만, 지하철 교통이 상대적으로 좋은 데다 대단지 아파트가 많아 도시정비사업으로 일대 환경이 재정비되면 집값이 오를 거란 기대 때문에 투자자들이 몰리는 것으로 보인다”며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던 서울 외곽지역 아파트의 갭투자 열기가 인근 의정부 일대 소형주택 투자로도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지역의 경우 전세가율도 높은 편이라 갭 투자에 대한 부담도 적다. 서울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72%인데, 노원구는 73.7%, 강서구는 72.2%에 이른다. 강남권(68.4%)보다 높다. 노원구 아파트 매매가가 2억원이라면, 전세금이 1억4740만원이기 때문에 6000만원 정도만 쥐고 있더라도 아파트를 살 수 있다는 말이다.

 

서성권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책임연구원은 “최근 정부가 발표한 6·19 대책 약발이 먹혀들지 않으면서 노원·강서구 등을 중심으로 갭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다만 정부 규제 강도가 강해지고 있는 데다,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한 규제가 더욱 엄격해지기 때문에 갭 투자는 지양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