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들쑥날쑥한 커피숍보다 '객단가 낮아도 수익 안정'
#서울 강북의 한 지하철 역세권에 중소형 빌딩을 소유한 60대 자산가 A씨는 얼마 전 대형 커피프랜차이즈 매장을 내보낸 자리에 ‘다이소’를 들였다. 목 좋은 곳에만 입점하는 커피매장은 건물 가치를 높이는 효과가 크다. 여러 개 층을 임차하는 데다 건물 내·외부를 직접 리모델링하고 들어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기불황이 장기화하고 커피매장을 입점시키기 위해 좋은 조건을 내거는 임대인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A씨는 “매출의 일정비율을 임대료로 내는 조건으로 계약하다 보니 매달 임대료에 변동이 있는 편”이라며 “임대료가 들쑥날쑥한 커피숍보단 ‘다이소’처럼 불황에 강한 업종이 실속 있다”고 말했다.
중소형 빌딩 시장에서 임대인들이 선호하는 업종도 바뀌는 추세다. 서울의 중소형 빌딩 투자수익률이 수도권·지방 대비 낮은 수준인 데다 우량 임차인 유치 경쟁으로 매출변동에 따라 임대료를 지급하는 사례가 일반화한 때문이다.
당초 선호됐던 고급 일식집이나 한우전문점, 레스토랑은 지난해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매출이 급감한 사례가 많다. 입점매장이 매출에 타격을 입으면 임대료를 장기연체하거나 폐업 후 공실로 남아 건물가치가 하락할 우려도 높다.
강남의 한 빌딩관리업체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임대인들도 객단가가 낮더라도 고객층이 넓은 업종을 선호하는 분위기”라며 “커피숍이 들어오면 건물가치가 뛰어 일명 ‘스타벅스 효과’라는 말도 있지만 요즘은 꼭 그렇지도 않다”고 말했다.
반면 다이소 같은 중저가 생활용품매장은 1인가구가 늘고 불황이 짙어지면서 무서운 속도로 성장, ‘실속 있는 임차인’으로 환영받고 있다.
지난 5월 일본의 SPA(의류 제조·유통 총괄) 브랜드 ‘유니클로’가 수익성 악화로 철수한 서울 강남구 역삼점 매장에는 ‘올리브영’과 다이소가 새로 입점했다. 당초 유니클로는 건물 3개층 총면적 660㎡를 보증금 100억원, 월세 3억원에 임차했다.
최근 국내 입점 매장을 늘려가는 ‘쉐이크쉑’ 등 소위 ‘핫한 매장’도 임대인들이 선호하는 업종 중 하나다. 소비자들이 일부러 찾아서 방문하고 20~30대 사이에서 입소문을 통해 홍보효과도 크기 때문이다. 전통적 선호업종인 병원이나 은행 등보다 최근에는 이같은 매장의 선호도가 높다.
강남의 B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강남 일대 대로변은 임대료가 워낙 비싸고 상징적인 의미가 있기 때문에 가장 ‘핫한 매장’으로 계속 바뀐다고 보면 된다”며 “임대인들도 공실을 줄이고 우량 임차인을 유치하기 위해 건물 관리에 공을 많이 들이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신희은 기자 gorg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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