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주택매매가격, 5월에 42개월 만에 하락
최근 3년 간 급등세..신규아파트 값 강남권 수준
"사드보복 영향보다 그동안 너무 오른 게 원인"
제2신공항 등 호재 있는 토지시장만 오를 듯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17일 발표한 ‘제주도 부동산시장 동향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제주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집값 상승세가 둔화돼 지난달에는 주택매매가격이 전월 대비 하락세(-0.08%)를 기록했다. 제주도 주택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선 건 2013년 12월 이후 42개월 만이다. 주택 매매 거래도 뚝 끊겼다. 지난 4월 제주지역 주택매매 거래량은 625건으로 2013년 9월 이후 최저 거래량을 기록했다.
━ 중국 '사드 보복'으로 투자심리 뚝
2014~2016년 3년 간 집값 상승률이 전국 최고였던 제주도 주택시장이 갑자기 급브레이크를 밟은 건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 탓이다. 3월 이후 중국발 크루즈선 입항이 전면 취소되고 제주-중국 간 항공편 70%가 중단되면서 제주도를 찾는 중국 관광객 발길은 뚝 끊겼다.
특히 중국 내 외화반출 규제가 강화된데다 최근 사드 관련 보복조치의 영향으로 중국인이 대부분인 외국인 투자수요도 감소세다. 제주도는 2010년 부동산 투자이민제도를 도입한 뒤 지난 3월까지 총 1860건의 투자를 유치했다. 제주도 내 콘도 등 투자대상 부동산 매입을 위해 5억원 이상을 투자하느 외국인에 거주자격(F-2)을 부여하고, 5년간 투자를 유지하면 영주(F-5)자격을 부여하는 제도다. 이 제도를 통해 F-2 비자를 발급받은 외국인은 1474명으로 대부분이 중국 국적(1452명)이었다.
━ 올라도 너무 오른 가격, 조정 불가피
제주도 부동산 시장은 금융위기 이후 약 10년간 상승세를 기록한 만큼 최근의 둔화 움직임은 다소 불가피하다. 제주지역 집값은 최근 3년간 전국에서 가장 높은 19.4%의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소득상승률을 크게 웃돌고 있다. 제주는 다른 시·도 지역과 달리 3년간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누적 기준으로 상승률 2위인 대구(12.3%)를 큰 차이로 따돌리며 압도적인 집값 상승률 1위였다.
━ 고가 신규아파트는 장기조정 가능성
따라서 당분간 제주도 부동산시장은 지난 2~3년간 호황기와는 다른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특히 기존 주택과 확연히 차별화된 높은 가격을 형성한 신규 입주아파트를 중심으로는 조정국면이 장기간 이어질 우려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KB경영연구소는 제주도 내에서 개발호재가 있는 일부 지역은 국지적으로 가격 상승세가 좀더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토지시장의 경우 제2신공항, 영어교육도시, 중문관광단지가 그러한 지역이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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