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김순환 기자의 부동산 깊이보기>부동산 과열, 센 대책이 해법

웃는얼굴로1 2017. 6. 10. 21:58

아파트 3.3㎡당 실거래 가격이 5000만 원을 넘어서는 단지가 최근 서울 강남권에서 나왔습니다. 소형 아파트값 한 채에 10억 원이 넘은 것이죠. 호가(부르는 값)이긴 하지만 최근 한 달 사이에 1억 원이 오른 곳도 나왔고요. 신규 아파트 청약시장도 활황입니다. 강동구 상일동 고덕주공7단지를 재건축해 공급하는 ‘고덕 롯데캐슬 베네루체’는 1순위에서 평균 11 대 1의 경쟁률로 전 면적대가 마감됐지요. 뚜렷한 호재도 없고 머잖아 다가올 악재가 더 많은데도 부동산 시장 열기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5·9 대통령 선거와 새 정부 출범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나타나는 이 같은 흐름은 분명 ‘이상 과열’이지요. 예상치 못한 부동산 시장 열기에도 불구, 정부는 ‘바라만 보는’ 모양새입니다. 새 정부 진용을 아직 갖추지 못했다 할지라도 ‘구두경고’라도 나올 법한데 침묵하고 있는 것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지요.

 

들썩거리는 부동산시장을 잠재울 ‘한 방(대책)’은 무엇일까요. 경착륙하더라도 과감한 대책을 내놓는 것이죠. 투기과열지구 지정과 금리 인상 등 강력한 ‘부동산 안정대책’ 말입니다. 하지만 지금 투기과열지구 지정이나 금리 인상은 쉽지 않은 상황이지요. 그래서 단순한 금융 규제인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축소 등과 청약 1순위 조건 강화 등이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저금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이미 풀린 막대한 시중 유동성 자금이 부동산으로 가는 길을 막기는 쉽지 않습니다. 대출 조이기는 오히려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을 차단하는 것일 수도 있고요. 이에 따라 서울 대부분 지역과 경기 과천시 등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는 것이 근본 해법일 수 있습니다. 분양시장 가수요(최장 5년간 분양권 전매금지)를 잡는 것은 물론 오르는 집값을 잠재울 고강도 대책이지요. 강남권 등은 투기과열지구 요건 중 하나인 ‘주택가격과 청약경쟁률 등을 고려했을 때 투기가 성행하거나 성행할 우려가 큰 곳’에 해당합니다.

 

부동산 정책에서 좌고우면은 ‘화(禍)’를 부릅니다. 그동안 연착륙을 유도한 부동산정책이 ‘찔끔 효과’만 낸 채 또 다른 대책을 부른 것이 증명하고 있지요. 지난 20여 년 동안 수많은 부동산 대책이 나왔지만 ‘제대로 효과’를 본 정책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정책 당국은 ‘교각살우(矯角殺牛·쇠뿔을 바로 잡으려다 소를 죽인다)’를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경착륙을 우려해 솜방망이 대책을 내놓다가는 ‘버블세븐’이 나온 노무현 정부 때처럼 재탕 삼탕 대책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죠. 버블세븐의 추억 뒤에는 하우스푸어(대출받아 집을 산 가난한 이들)의 눈물이 있었다는 사실을 잘 알아야 합니다. 정책 당국은 센 놈(강한 대책)이 부동산 시장 안정을 가져온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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