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부동산 관련)

꿈틀대는 집값..주택 매수심리 '껑충'

웃는얼굴로1 2017. 6. 6. 21:18

하락기 안보이자 수요자 '관망' → '사자' 전환

 

 
#“올초부터 집값이 떨어진다는 전망이 많아서 매매를 미뤘다가 요즘 다시 집을 보러 다니기 시작했어요. 호가만 높고 거래는 잘 안되던 몇 달 전과 분위기가 또 달라졌어요.”
 
올해 6세 자녀를 둔 30대 중반 주부 김미영씨(가명)는 올 10월 전세 만기를 앞두고 마음이 조급해졌다. 2년간 한 번 더 전셋집에 살면서 집값이 조금 내렸다 싶을 때 학군 좋은 대단지 아파트를 매입하려던 계획이 여의치 않을 것같아서다.
 
2년 전 내집 마련을 고민하다 전세를 택한 후 집값이 껑충 뛰어 크게 후회한 김씨는 주택담보대출이 까다로워지고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이제라도 집을 사는 게 낫겠다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김씨는 “서울시내 괜찮은 분양단지엔 청약도 넣어보고 입주한 지 얼마 안된 아파트 위주로 매매도 고민 중이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 걱정”이라며 “그나마도 요즘은 매물도 없고 더 오를 것같은 생각에 불안한 마음”이라고 토로했다.
 
지난해 정부의 ‘11·3 부동산대책’ 이후 관망세로 돌아선 실수요자들의 매수심리가 회복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 기조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 악재에도 집값이 좀처럼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다. 특히 재개발·재건축으로 인한 신규공급이 한정적인 서울의 경우 주택매수심리 회복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4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기준 전국 주택매매시장에서 ‘매수우위지수’(100 기준)는 56.3으로 4개월째 상승세를 나타냈다. 특히 서울의 매수우위지수는 94.1로 전월(73.1)보다 큰 폭으로 뛰었다. 매수우위지수는 일선 중개업소에서 체감하는 매도세와 매수세 비중을 조사한 것으로 매수우위지수가 높을수록 주택을 구매하려는 수요자가 늘고 실거래가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같은 기간 매매거래가 활발한 정도를 중개업소에서 체감하는 매매거래지수는 18.9로 전월(13.5)보다 상승했지만 기준치(100)를 여전히 크게 밑돌았다. 다만 서울지역(37.1)만 30을 웃돌면서 거래가 상대적으로 덜 위축됐음을 방증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매수세가 점차 살아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재건축사업 추진이 활발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도시재생, 각종 개발호재로 급부상 중인 강북의 용산·마포·성동구를 주축으로 집값이 계속 오르자 관망세를 보이던 수요자들이 방향을 틀고 있다는 것이다.
 
강남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강남3구 재건축 매물은 이미 한 달 전부터 매도자 우위 시장으로 돌아섰다”며 “계약이 거의 성사되려다가도 하루가 다르게 뛰는 집값에 집주인이 안팔겠다고 마음을 바꾸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용산구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도 “시간이 흐를수록 생각보다 집값이 빠지지 않고 꾸준히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같다”며 “대출규제가 강화되기 전에 투자하려는 수요도 많다”고 전했다.
 
서울 중심지 집값 상승이 주변부로 확산돼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은 주요 분양단지들의 청약경쟁률도 덩달아 치솟았다. 지난달 25일 청약접수를 진행한 영등포구 신길뉴타운 ‘보라매 SK뷰’는 평균 27.68대1로 올해 서울 최고 경쟁률을 갈아치웠다. 3.3㎡당 평균 2000만원을 호가하는 분양가에도 30~40대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신희은 기자 gorgo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