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고 공언하면서 광화문 일대 오피스텔과 상가 시장이 기대로 들떴다.
광화문에 있는 정부중앙청사로 대통령의 집무실이 옮겨지면 일대 유동인구가 크게 늘어날 것이란 희망에서다. 일대 공인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올해 초까지 촛불시위 등으로 고전했던 광화문 일대 상권에 대선 이후 온기가 감돌고 있다.
광화문 일대 정부청사는 3개동으로 돼 있다. 현재 정부서울청사 본관과 별관(외교부), 창성동 별관이 집무실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건물별로 장단점이 있지만, 현재로선 가장 상징성이 큰 정부서울청사 본관이 유력 후보지로 떠오르고 있다.
1970년에 지어진 정부중앙청사 본관은 대지 1만8582㎡에 지상 19층, 지하 3층, 연면적 7만8447㎡로 지어져 3개 동 가운데 가장 크다. 그러나 50년 가까이 된 낡은 건물이고 높은 건물이라 경호나 보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외교부 청사로 불리는 정부중앙청사 별관은 2002년에 지어진 비교적 최신 건물이다. 대지 7369㎡에 지상 19층, 지하 6층으로 지어졌다. 역시 고층에다가 터가 좁고 주변에 노출된 것이 문제로 꼽힌다.
창성동 별관은 1960년에 지어졌다. 대지 4302㎡에 지상 5층, 연면적 7639㎡짜리 건물이다. 그러나 건물이 효자로 쪽에 있어 광화문에서 떨어져 있고 건물 크기가 작으면서 내진 설계가 안 돼 있는 것이 단점이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 방향과 목표를 수립하는 인수위원회 역할을 맡게 될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이곳에 입주할 예정이다.
세종시 청사관리과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청와대에서 집무실 이전 규모 등 기본계획을 알려주지 않은 상황”이라며 “실무진이 검토하고 있고, 어느 곳을 정하던 대규모 리모델링을 해야 하고 보안이나 경호 시설을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 소식에 광화문 일대 오피스텔과 상가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종로구 오피스텔의 3.3㎡당 시세는 4월 말 기준 1237만원을 기록했다. 1월 1229만원, 2월 1230만원, 3월 1232만원과 비교해 꾸준히 상승했다.
인근 공인중개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시위로 하락했던 인근 오피스텔의 시세가 대선 이후 다시 오르고 있다. ‘경희궁의 아침’ 전용 53㎡(16평)는 월세가 85만원에서 75만원, 전용 60㎡(18평)는 95만원에서 85만원으로 떨어졌다가 최근 모두 이전 시세로 돌아갔다. 보증금은 모두 1000만원 수준이다.
인근 A공인 관계자는 “시위 때문에 중개업소가 거의 문을 닫을 정도로 거래가 끊겼었다”면서 “대선 이후 광화문 집무실 이전 소식에 거래가 조금씩 되면서 시세도 올랐다”고 말했다.
인근 G공인 관계자는 “특히 주변 부동산 소유자들이 청와대 이전 소식에 관심이 많다”면서 “막상 거래가 되지 않아도 문의는 확실히 많아진 편”이라고 말했다.
광화문 일대 상가 임대료(보증금을 제외한 순수 임대료)는 아직 큰 변화가 없지만 상권 회복 기대는 커졌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1㎡당 임대료는 3만9000원으로, 지난해 4분기(4만원)와 3분기(3만9000원) 때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광화문 부동산은 문 대통령이 공약한 ‘개헌을 통한 청와대·국회 세종시 이전’ 공약에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개헌에 수도 이전이 포함된다면 대통령 집무실의 광화문 이전도 재검토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개헌은 올해 논의를 시작해 내년 6월 지방선거 때 국민투표에 부쳐질 예정이다.
근처 공인중개업소들에 따르면 광화문 일대 오피스텔은 과거 정부부처가 세종시로 옮긴다는 소식에 월세가 평균 5만~10만원 정도 하락하며 영향을 받기도 했다. 경희궁의아침공인 최은영 대표는 “광화문은 정부부처 이전에 따라 유동인구가 변하기 때문에 주변 오피스텔 시장은 부처 이전 소식에 일희일비한다”고 말했다.
'토지(지역)자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역 통합개발..철도노선 5개 더 만들고 지상에 상업시설 구축 (0) | 2017.05.25 |
---|---|
'호재천국' 용산..뜨거운 동부이촌·차분한 한강로 (0) | 2017.05.25 |
동남권 상업지역 10만㎡ 쟁탈전..강남4구 '파이싸움' (0) | 2017.05.25 |
성남시 정자동 공공청사터 '기업에 매각 추진', 지식·전략산업 유치 목적 (0) | 2017.05.24 |
"옛 명성 되찾자"..압구정 로데오, 임대료 낮추기 나섰다 (0) | 2017.05.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