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받지 못했지만, 저평가 인식에 수요 유입 가능성 높아
30대 중반 직장인 A씨는 지난해 1월 서울 도봉구 창동에 소재한 아파트 전용면적 84㎡ 1채를 4억6000만원에 매입했다. A씨가 매입한 아파트는 호가가 5000만원가량 올랐지만 실거래는 드물다. 여전히 서울 주요 지역 대비 낮은 가격이다.
A씨는 “서울 다른 지역보다 주목받지 못하다 보니 신규 분양이 적은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맞벌이를 하는 A씨는 딸이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학원가가 많은 노원구로 이사를 고려 중이다.
서울의 북쪽 끝자락에 위치한 도봉구와 노원구의 부동산시장 회복세가 더디다. 인접한 두 지역은 분양물량이 없는 해도 번갈아가며 보낸다.
3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 도봉구의 아파트 신규 분양은 전무하다. 노원구는 총 4개 단지에서 1598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지난해엔 노원구에서 분양이 없었고 도봉구에선 2개 단지, 166가구가 일반공급됐다.
부동산인포는 도봉구와 노원구의 낮은 분양물량은 서울 부동산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는 것과 관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주민 주도로 이뤄지는 정비사업이나 건설사의 사업 의지가 높지 않다는 것이다.
시세도 회복되지 않았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기준 서울 25개구 중 3.3㎡당 아파트 매매가격이 최고점을 기록한 곳이 19곳에 달하고 6개구만 전고점을 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도봉구(1103만원)와 노원구(1253만원) 집값이 가장 낮았다.
2개 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노·도·강’(노원·도봉·강북)으로 묶여 저평가된 주택 중심으로 투자가 활발했지만 2012년 주택시장이 침체되자 동반 약세를 나타냈다.
부동산시장 전문가들은 도봉과 노원구 일부 지역의 입지조건이 신도시보다 열악해 가격이 낮게 형성된다고 보고 있다. 도봉구는 산지가 많아 개발 가능 면적이 제한적이고 노원구는 도심과 멀리 떨어져 있어 이동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대 개발 호재로 획기적인 발전이 가능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서울시가 ‘창동·상계 도시경제기반형 도시재생 활성화 계획’을 통과(원안 가결)시키고 2021년까지 국비 220억원을 포함해 총 2조원을 투입하기 때문이다.
노원구 상계동은 업무복합지구로, 도봉구 창동은 문화·예술 및 유통중심지구로 조성된다. 국토교통부 계획에 따라 수서발 KTX노선이 창동-의정부로 연장되고 의정부-금정구간의 GTX(광역급행철도)가 신설돼 교통망도 대폭 개선된다.
노원구에 위치한 공인중개사무소에 따르면 중소형 아파트는 2009년 고점을 이미 회복했고 공급이 부족한 중대형 아파트에도 최근 수요가 유입되고 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 전문위원은 “서울 전역 전세시세의 지속적인 상승이나 개발 호재 등으로 노원·도봉지역의 주택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지훈 기자 lhsh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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