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부동산 전문가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위원

웃는얼굴로1 2017. 3. 29. 17:55

"부동산, 보험처럼 접근해야 안전"

 

 

 

"부동산은 투자의 관점이 아니라 보험처럼 접근해야 합니다. 투자로 접근하면 그때부터 부동산의 괴롭힘이 시작됩니다."


공급과잉, 대출규제 등으로 좀처럼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시장에서 국내 대표적 부동산 전문가인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위원(사진)이 제시한 접근법이다. 시장에 대한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공격적 투자보다는 충격이 왔을 때 대응 가능한 보험 같은 접근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 같은 측면에서 이른바 '갭투자'에 대해서는 부정적 시각이다. 갭투자는 매매와 전세 가격의 차이를 이용하는 것으로, 집값의 10~20%만 투자해 상승차익(자본이득)을 노리는 방식이다. 최근 들어 전세가율이 70%를 넘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 갭투자가 유행했고, 이에 따른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

박 수석위원은 "갭투자는 주택 매매와 전세 가격이 계속 상승한다는 전제하에 하는 것"이라며 "시장이 위축기인 상황에서 전세가격이 빠지면 집 주인이 이를 메꿔야 하는데 자칫 도덕적 해이가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부동산시장에 큰손으로 부상하고 있는 60대 이상 노령층이 생각해봐야 할 대목이다. 여기에 최악의 경우 집을 팔아도 전세금과 대출금 상환이 불가능한 '깡통주택'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과거에는 매매시장에서만 문제가 됐는데 자칫 세입자가 다칠 수 있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박 수석위원은 "주식과 펀드에서 실패한 젊은 층도 갭투자로 들어온다"면서 "전세라는 무이자 레버리지로 위험한 투자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부동산시장에 떠도는 2018년 위기설에 대해서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2018년 위기설은 올해 37만가구, 내년 42만가구 등 무려 80만가구에 가까운 신규 입주가 예정돼 있다는 데 기인한다. 여기에 2019년 25만가구가 입주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위기설을 마냥 넘겨버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박 수석위원은 "부동산시장을 단순히 숫자만 가지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면서 "분명히 후유증은 나타나겠지만 임계점에 다다를 때까지는 기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수석위원은 최근 은퇴 이후 삶을 재설계하려는 40대 이상을 위한 '박원갑의 부동산 투자원칙'이라는 책을 내놨다.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부터 아파트, 토지, 상가에 대한 투자 노하우를 담았다. '랜드마크 아파트 시세가 더 잘 떨어지는 이유' '신축이 입지를 이길까' '상가는 비오는 날 골라라' 등 투자심리를 통한 부동산 접근법을 제시했다.

특히 젊은 층의 '월세 로망'에 대해서는 세금과 관리 등의 문제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본적으로는 월급이 안 나올 때 월세를 받아야 한다는 시각이다. 이 때문에 은퇴를 앞둔 시점에서는 월세를 겨냥해 상가나 빌딩 등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다만 최소 1년 이상 현장조사를 한 후 스스로에게 보고서를 작성한 후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 수석위원은 "부동산을 바라볼 때 리스크가 큰 재테크가 아니라 안정적인 보험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면서 "투자를 하지 말고 스스로에게 필요한지를 생각하고 결정하는 게 현명하다"고 덧붙였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