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인테리어

귀촌인들끼리 뭉치면 된다고 막연하게 생각하는 것도

웃는얼굴로1 2017. 3. 24. 22:34

문화충격·토박이 텃세 만만찮은 벽…도시 리턴족 해다마 늘어

 

은퇴를 앞둔 많은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귀농·귀촌을 꿈꾸고 실행에 옮겼다가 정작 가족이 흩어지고 비용만 낭비하는 등

귀농 귀촌에 실패하는 사례가 많아 주의가 요망된다.

 

지난해 귀농·귀촌 인구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2014년에만 4만4500여 가구가 도시를 떠나서 시골마을을 찾아갔다.

 

하지만 1년 만에 다시 도시로 돌아가는 ‘리턴족’ 비중은 해마다 5% 정도로 집계된다.

 

 

한 마을에 정착하지 못하고 이곳저곳 떠도는 ‘철새족’을 포함하면 시골살이에 적응하지 못하는 인구 비율은 더욱 늘어난다. 막연하게 푸근하고 넉넉한 시골생활만을 생각했다가 돈 버리고 마음 상해서 도로 도시로 돌아가는 일이 생각보다 많은 것이다.

 

귀농귀촌을 경험한 후 얼마 되지도 않아 역귀성한 경험자들에 따르면 외부인에 대한 경박한 인심, 걸핏하면 망치는 농사 등 생활고까지 겹칠 수 있어 모르면 더 힘든 귀농·귀촌의 ‘함정’들이 산재해 있다고 조언한다.

 

나눔의 귀농·귀촌 성공센터대표 정구현 씨는 "전원생활을 통한 다양한 삶의 추구, 교통 발달로 인한 접근성 증대 등으로 귀농·귀촌 인구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하지만 귀농·귀촌 생활에 대한 지나친 낭만만을 가지고 귀농을 실행에 옮기는 것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귀농의 경우 초기 3년은 수입이 없다고 생각하면 된다.

 

 

농삿일에 서툰 귀농인에게 첫 해 수확물은 거의 기대하기 힘들다. 두번째 해 역시 내다 팔 만한 수확물을 거둘 가능성은 매우 적다.

 

반면 기본 생활비는 꾸준히 들기 때문에 충분한 경제적 여유 없이 귀촌했다가는 ‘귀촌 난민’이 되어 도시로 돌아갈 수도 시골에 계속 남아있기도 힘든 상태에 빠져버리는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된다.

 

귀촌을 한 이들이 겪게 되는 가장 큰 장벽 중 또 다른 하나는 바로 사람 문제다.

귀농·귀촌인에 대한 토박이의 텃세는 결코 만만하게 볼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해 제주도 서귀포로 귀농한 박 아무개 씨(35)는 “정이 많고 친절한 시골 인심을 기대하고 내려오면 곤란하다. 처음에는 마을사람들의 말투와 행동이 많이 거칠어서 애를 먹기도 했다”며 “내 땅은 밟지도 말라며 생떼를 놓는가 하면 귀촌인의 논밭에 쓰레기를 버리기도 한다"고 경험담을 전했다.

 

지역민들과 어울리기 어려우면 귀촌인들끼리 뭉치면 된다고 막연하게 생각하는 것도 잘못된 선입견이다.

 

특히 도시생활에 익숙한 사람들이 시골의 생활방식을 이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일도 적지 않다. 이웃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고 살다가 옆집의 숟가락 개수까지 훤히 아는 지역민과 관계가 형성된다면 그 자체로 문화충격을 받게 된다.

 

하루가 멀다 하고 대동계, 공동작업, 단체여행 등의 반복되는 행사 뿐 아니라 이웃의 시시콜콜한 잔소리까지 귀농·귀촌인에겐 버거운 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이를 숙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