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위원
월급은 한정적이고 은행에 맡겨도 연이자는 1%대. 평생직업은 사라지고 수명은 늘어나니 불안하기만 하다. 부동산시장이 예전 같지 않다고 하지만 사람들이 끊임없이 부동산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직장인에게 부담되는 수십만 원에 이르는 고액 강의지만 주말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수강생이 넘쳐나는 수업도 ‘경매’ 등 부동산 관련 강의다. 가장 많이 팔리는 도서목록에도 부동산 관련 책이 대거 포진했다. 하지만 다들 부동산으로 돈을 벌었거나 벌고 있을까?
서울 여의도에서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위원(52·사진)을 만나 부동산투자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박 위원은 부동산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점으로 ‘실행력’을 꼽았다. 2011년 10월 KB국민은행에 입행한 후 약 3200건의 부동산 투자상담을 해온 그는 “아무리 시장과 물건을 분석해줘도 결정해야 하는 순간에 의사결정을 못하고 포기하는 고객이 너무 많다”며 “분명한 목표를 정한 다음 (여러 고민이 되는) 곁가지를 쳐내지 않으면 실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투자에서 본인의 성향파악을 우선시했다. 최근 출간한 ‘박원갑의 부동산 투자원칙’에서도 ‘자신의 정확한 성격과 심리파악이 자산관리 성패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처음 생각한 계획을 끝까지 유지하는 진득한 성격인지, 계획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세웠지만 나중엔 감정적으로 일을 그르치는 충동적인 성격인지를 스스로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시장은 시시각각으로 변하고 변수도 많다. 후회 없는 실행을 하려면 태풍이 불어와도 바위처럼 흔들림 없는 자신만의 투자철학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최소 1년 정도는 현장조사를 통해 스스로에게 제출하는 보고서를 작성할 필요가 있다고 그는 말했다.
박 위원은 “2018년 공급과잉 등의 영향으로 대폭락설을 믿는다면 떠들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조용히 자금을 만들라”고 충고했다. 결정적 순간에 실행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자금’이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이 행동을 뒷받침할 돈도 없는 상태에서 내내 타이밍만 잰다는 것이다.
“부동산은 금융자산과 달리 분산이 아닌 압축투자를 해야 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여러 곳에 부동산을 늘어놓기보다 핵심지역으로 모으는 게 좋습니다. ”
‘주거’와 ‘투자’를 분리하는 것도 투자성공의 방안으로 꼽았다. 누구나 주변 환경이 조용하고 공기 좋은 쾌적한 곳에 살고 싶어한다. 하지만 수요가 많고 불황에 강한 곳은 도심에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이다. 부동산투자로 성공하고 싶다면 도심에 집을 구입하되 실거주는 다른 지역에서 전세로 하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 전문가로서 어려움도 털어놨다. 특정 지역이 좋다고 하면 그 지역의 부동산이 뛸 수 있지만 세입자들 입장에서 임대료가 올라가거나 무주택자들의 내집 마련은 더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대표적 부동산시장 분석가인 그는 부동산투자를 잘하고 있을까.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서울에 집 1채 있습니다.” 본인을 부동산 고수가 아닌 부동산 애널리스트라고 말하는 그는 “객관적이고 균형적인 시각을 잃지 않기 위해서라도 시장분석가로 있는 동안은 부동산을 가급적 늘리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신 저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죠. 은퇴 무렵에는…”이라며 미소로 답을 대신했다.
배규민 기자 bk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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