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계획·개발지도

‘한국판 비벌리힐스’ 꿈이런가

웃는얼굴로1 2011. 4. 18. 00:51

수익성 떨어지고 토지 매입 수년째 답보… 건설사 잡은 헌인마을 운명은

시공능력평가 30위권 중견 건설사 2곳을 한꺼번에 쓰러뜨린 서울 헌인마을 도시개발사업의 운명에 건설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참여 건설사들은 사업을 끝까지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사업 수익성이 당초 구상 때와 달리 현저히 떨어진 상태이고, 토지매입 문제까지 해결되지 않아 사업추진에 난항이 예상된다.

17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헌인마을 도시개발사업은 서울 서초구 내곡동 374번지 일대 13만2379㎡를 최고급 주거단지로 새롭게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1960년대 나환자촌으로 만들어진 이 마을은 이후 영세 가구공장과 무허가 판잣집들로 빼곡히 채워지면서 강남권의 대표적인 낙후 지역으로 손꼽혔다.

개발사업에 시동이 걸린 것은 2003년 이 마을이 자연녹지지역에서 제1종 및 제2종 전용주거지역으로 용도가 변경되면서부터다. 이 마을 지주들은 도시개발사업조합을 결성하고 동양건설산업과 삼부토건을 시공사로 선정했고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도 설립했다.

그러나 사업 계획안을 두고 서울시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일부 지주들이 토지매각을 거부하면서 초반부터 일이 쉽게 풀리지 않았다. 시행사 측은 당초 최고 7층 높이의 220∼290㎡짜리 아파트 285가구와 500∼600㎡ 규모의 고급 단독주택 67가구 등 모두 352가구를 짓는다는 구상이었지만 서울시는 층고를 낮추고 주택 면적을 축소하라며 계획안을 반려했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가 사업계획안을 통과시켰지만 아파트 대신 3층 이하의 빌라와 단독주택으로만 261가구를 짓는 것으로 사업이 축소되면서 수익성에 큰 타격을 받았다. 이런 와중에도 지난달 실시 계획인가를 접수하는 등 올해 하반기 분양을 목표로 사업이 진행됐지만 결국 지난 13, 14일 만기가 도래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4270억원의 만기 연장에 실패하면서 시공사들은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동양건설산업과 삼부토건은 법정관리라는 악재에도 사업을 완수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준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