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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파트 24주만에 보합..전셋값 안정세

웃는얼굴로1 2017. 2. 2. 16:47

대출금리 상승에 신도시 등 입주물량↑..업계 "1~2년 지속될 것"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이 점차 안정세로 접어들고 있다. 대규모 입주와 시중 금리인상 등 요인이 겹치면서 서울 전세시장은 당분간 하향 안정화를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다.

 

31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전세가격은 24주 만에 보합(0%)을 기록했다. 하락폭이 가장 큰 강동구(-0.07%)와 성북구(-0.07%)뿐 아니라 △강서구(-0.05%) △노원구(-0.04%) △성동구(-0.01%) 등에서도 전셋값이 떨어진 영향이다.

 

@머니투데이 김지영 디자이너
@머니투데이 김지영 디자이너

 

최근 서울의 전셋값 동향은 지난 4년여 동안 고공행진을 이어온 것과는 대조적이다. 2012년 8월 둘째주 이후 두 번의 보합만 있었을 뿐 서울의 전세가격은 매주 지속 상승했다.

 

그러나 지난해 여름부터 강동구와 강서구를 중심으로 전셋값 하락은 본격화했다. 강동구는 25주 연속, 강서구는 29주 연속 하락과 보합을 반복했다.

 

전세가격 하향세는 서울 다른 지역으로 번졌다. 서울에서 가장 높은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을 나타내던 성북구는 지난해 11월 둘째주 보합을 기록한 이후 현재까지 하락세가 이어졌다. 지난해 6월 84.5%까지 올라갔던 전세가율도 83.8%(지난해 12월 기준)로 떨어졌다.

 

동대문구와 중랑구는 최근 5주 연속 전셋값이 보합세다. 이밖에 성동구, 관악구, 종로구, 구로구 등도 최근 상승세가 주춤하거나 하락하는 양상을 보인다.

 

대규모 입주로 서울의 전셋값이 하락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지적으로 입주가 몰린 지역의 전셋값이 조정된 것뿐 아니라 수도권 신도시에서도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되면서 수요가 분산된 영향이다.

 

강동구의 경우 인근 경기 하남 미사지구가 입주하면서 전셋값이 조정을 받기 시작했다. 게다가 올 2월부터 고덕동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3658가구의 입주가 시작돼 주변 아파트단지의 전셋값은 수천만 원 떨어졌다.

 

강동구 암사동의 L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갑자기 입주 물량이 쏟아지면서 최근 암사동, 명일동 전세 거래가 거의 안 되고 있다"며 "전세 가격도 5000만~7000만원 정도 하락했다"고 전했다.

 

수도권 신도시의 입주도 서울의 전세 안정화에 한 몫 했다. 위례신도시, 하남미사, 동탄2, 구리 갈매, 남양주시 별내지구 등 수도권 곳곳에서 입주가 이어졌다. 서울의 높은 주거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사람들이 인근 신도시로 이주하는 경우가 많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 전문위원은 "전세가격은 단기적인 수요공급에 민감하다"며 "수도권에 아파트 입주가 늘었을 뿐 아니라 서울 안에서도 빌라, 오피스텔 등 대체재 공급이 많아 전셋값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시중 대출금리가 상승 추세인 것도 한 가지 요인으로 꼽힌다.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집주인 입장에서는 잔금대출을 받고 입주하는 것 보다 전세를 놓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김규정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입주하는 단지 위주로 대출이 불안한 입주자들이 전세를 놓으려는 경향이 있다"며 "대단지 입주가 많은 신도시에 전세가 늘면 이와 인접한 서울지역에서는 전셋값이 더 조정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전세 안정화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해보다 올해 입주물량이 더 늘어나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 아파트 입주물량은 12만2323가구다. 올해는 이보다 34.5% 늘어난 16만4468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입주물량을 고려하면 향후 1~2년 동안은 이 같은 안정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다만 장기적으로는 일시적 안정에 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