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 등 유명인사가 거주하는 고급 단독주택가로 알려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이 옆 동네 홍대를 따라 ‘뜨는 상권’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단독주택을 리모델링한 상가에 청년들이 운영하는 아기자기한 카페와 음식점, 공방 등이 속속 들어서면서 젊은층의 발걸음도 늘었다.
◆ 홍대보다 저렴한 임대료에 한적한 분위기…단독주택 50여채 상가 개조
원래 연희동은 주변에 고급 단독주택이 몰려 있고 화교학교도 가까운 까닭에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전통 한정식집과 중식당, 빵집 등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이 중에는 맛집으로 소문이 나서 멀리서도 찾아오는 손님이 늘어난 곳들도 많지만, 대부분은 40~50대 이상의 동네 주민을 주 고객으로 하는 가게들이었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주택가에 상가로 신축됐거나 리모델링된 건물이 늘고 있다. /김수현 기자](http://t1.daumcdn.net/news/201701/20/chosunbiz/20170120060613620fahm.jpg)
그러던 연희동이 본격적으로 달라지기 시작한 것은 2~3년 전부터다. 인근 홍대 상권이 부상해 임대료가 치솟으면서 상대적으로 싼 연희동에 청년들이 운영하는 카페와 예술인 공방 등이 하나둘 늘기 시작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3분기 기준 연희동 상권의 임대료는 1㎡당 2만6100원으로, 홍대(3만9600원)와 상수(3만8900원), 연남(3만200원) 등 주변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유동인구가 많아 늘 북적거리는 홍대와 달리 주택가인 연희동은 번잡하지 않다는 점도 임대료에 영향을 미쳤다. 연희동 D카페 사장 이요셉(36) 씨는 “카페 문을 연 지 1년 정도 됐는데, 점포를 알아볼 당시 홍대는 임대료가 너무 비싸 엄두를 못 냈고, 연희동이 그나마 저렴해 이곳으로 오게 됐다”면서 “카페에서 인문학 모임을 운영하고 있는데, 연희동은 홍대처럼 번화가가 아니라서 분위기도 더 낫다고 봤다”고 말했다.
가게 자리를 찾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연희동 단독주택 가운데 상당수는 상가로 리모델링됐다. 연희동 상권의 중심은 ‘사러가쇼핑센터’인데, 현지 중개업계에 따르면 이 주변에서만 주택 50여채가 최근까지 리모델링 및 신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러가쇼핑센터 뒤편 골목길 사이사이에는 새로 지어진 상가나 단독주택 1~2층을 상가로 리모델링한 건물에 개성 있는 밥집과 카페, 옷가게, 네일아트샵, 갤러리, 공방 등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볼거리가 많아지면서 연희동을 찾는 20~30대 젊은층도 늘어나고 있다.
연희동 C카페 매니저 신여경(29) 씨는 “4년 전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는 손님 대부분이 동네 주민들이었는데 최근에는 대학생이나 젊은 연인들이 눈에 띄게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왼편 건물이 상권의 중심축인 ‘사러가쇼핑센터’다. /김수현 기자](http://t1.daumcdn.net/news/201701/20/chosunbiz/20170120060614720txlw.jpg)
연희동 미성공인 관계자는 “주말이면 홍대에서 연희동까지 걸어오며 거리를 구경하는 젊은층이 많다”라며 “뜨는 상권이 되면서 가게를 열려는 젊은 예비 창업자들의 문의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방문객이나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의 연령대도 예전보다 많이 낮아졌다”고 덧붙였다.
◆ ‘저녁 상권’ 자리잡기엔 한계도
연희동에 상권이 형성돼있긴 하지만 이곳에서 가게를 내려면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홍대나 연남동과 달리 교통편이 다소 불편한 편이라 유동인구가 많지는 않은 한계가 있다. 지하철 2호선 신촌역이나 홍대입구역에서 가려면 모두 걸어서 20~30분 거리라 버스를 타야 한다.
이 지역에서 5년 전 카페를 시작한 김범수(33) 씨는 “북적거리는 홍대와 달리 고즈넉한 분위기가 나는 것이 연희동의 매력이지만, 장사하는 입장에선 유동인구가 가늠이 안 된다”면서 “날씨가 좋지 않은 평일엔 골목에 지나가는 사람이 적어 날에 따라 (유동인구) 편차가 큰 편”이라고 말했다.
연희동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에 따르면 전용면적 33㎡ 점포 기준 사러가쇼핑센터 앞길의 월 임대료는 3.3㎡당 130만~150만원, 보증금은 3000만원 전후다. 이면부로 갈수록 가격이 낮아지지만, 대부분 2년 전보다 30% 이상 올랐다.
연희동 대부분이 전용주거지역이라 지금보다 상권이 커지기 어렵다는 것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전용주거지역의 경우 소규모 카페나 옷가게 등이 제한적으로 허용되고 주류를 파는 일반음식점은 운영할 수 없다.
연희동 W공인 관계자는 “연희동에는 전용주거지역이 많아 저녁에도 유동인구가 많은 상권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가게를 내려는 사람들의 문의가 계속 있는데, 여러 제약이 있는 연희동에서 살아남을 만한 특색을 갖췄는지 먼저 살펴보는 것이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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