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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예뻐서 샀는데" 배우 윤은혜 울린 꼬마빌딩

웃는얼굴로1 2016. 12. 16. 17:42

[★들의 빌딩] 외관만 보고 투자했다가 고전한 윤은혜

 

걸그룹 ‘베이비복스’ 출신 배우 윤은혜씨는 2010년 2월 지인으로부터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의 빌딩을 소개받았습니다.

 

1989년 준공돼 대지면적 215㎡(65평), 연면적 249㎡(75평)인 이 빌딩은 원통처럼 생긴 외관에 외벽을 돌로 장식한 모습이 사람들의 눈길을 잡아끌었죠. 제주도 출신 건축가가 빌딩 설계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래서인지 서울 강남의 이면도로에서 돌이 많아서 ‘삼다도’라 불리는 제주 분위기가 물씬 풍겼습니다. 지하철 2호선 역삼역이 걸어서 5분 거리로 접근성도 좋았습니다.

 

 

독특한 외관이 마음에 쏙 들었는지 윤씨는 자세한 검토를 하지 않고 이틀 만에 16억5000만원에 매매 계약을 체결했고, 잔금도 하루 만에 다 치렀습니다.

 

빌딩을 사들이고 몇 달 뒤에 세입자가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이 세입자가 장기간 세를 내지 않았습니다. 가스 요금도 제때 내지 않아 가스가 끊길 정도였습니다. 임차인은 가스가 끊겨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면서 윤씨는 소송에 휘말리게 됐습니다.

 

윤씨는 승소했지만 송사에 휘말린 것이 연예인 이미지에 좋은 영향을 미쳤을 리는 없었겠지요. 우여곡절 끝에 문제의 세입자와 계약기간이 만료됐고 윤씨는 새 세입자를 찾아나섰습니다. 하지만 1년 가까이 세입자가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멋들어진 외관과 달리 건물 내부 구조를 살펴본 사람들이 계약을 꺼렸기 때문이죠.

 

윤씨는 빌딩 살 때 9억원 정도 대출받았고, 이자로 매달 300만원 정도를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장기간 세입자를 찾지 못하면서 이자 부담은 가중됐고, 더는 버티기 어렵다는 생각에 윤씨는 결국 빌딩을 매물로 내놓았습니다.

 

매각도 쉽지 않았습니다. 제1종 전용주거지역에 있는 이 건물은 건폐율 50%, 용적률 100%가 적용돼 신축이나 증축이 불가능한 것이 약점으로 지적됐습니다. 게다가 업종 제한도 있어 매물로 내놓은 지 1년이 지나도록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2012년 11월 윤씨는 이 건물을 18억원에 매도했습니다. 1억5000만원 차익을 남겼지만 세금·중개수수료 등 각종 비용을 빼고 2년 9개월 동안 마음고생한 것까지 감안하면 ‘쏠쏠한’ 투자라고 보기는 어렵죠.

 

꼬마빌딩 투자자 중에는 윤씨처럼 건물 외관에 혹해 섣부르게 투자를 결정하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물론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외관이 멋있는 빌딩은 그 자체로 큰 장점이 되고, 시세에도 반영이 됩니다. 그러나 빌딩 투자로 더 실속을 챙기려면 내부 구조가 효율적인지, 임대 면적은 어느정도이고, 어떤 업종의 세입자에 적합한지 등을 꼼꼼히 체크할 필요가 있습니다.

 

알록달록한 색의 버섯은 보기엔 예쁘지만 먹을 수 없는 ‘독버섯’인 경우가 많습니다. 내실 없이 외관만 화려한 빌딩은 투자자들에게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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