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6년전 빚내 샀던 '16억' 빌딩이 '40억', 대체 어디?

웃는얼굴로1 2014. 4. 2. 19:04

[부동산 숨은고수에 듣는다] < 29 > 김주경 링컨로펌 자문위원
           

김주경 법무법인 링컨로펌 부동산 자문위원. / 사진=송학주 기자

#2009년 5월 서울
지하철 9호선이 개통되기 전 부동산시장에서 발빠르게 움직인 이가 있다. 그의 투자는 승객들로 붐비는 지하철 2호선과 환승역인 당산역 부근에 집중됐다. 올림픽대로와 경인고속도로 진입도 용이해 교통의 요충지로 떠오를 것이란 예상도 한몫했다.

2008년에는 당산역 인근 5층짜리 빌딩이 매물로 나오자 대출금과 가족·친척들 자금을 끌어모아 16억원에 사들였다. 지하철이 개통되면 이 빌딩이 '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6년이 지난 현재 이 빌딩가치는 40억원을 넘는다.

김주경 법무법인 링컨로펌 부동산 자문위원(47·사진)은 부동산 전문가라기보다 지하철·교량 등 토목설계 전문가다. 대학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하고 석·박사 과정을 마쳤다. 해당 분야에서 7년 이상 실무경험이 있어야 취득 가능한 '
토목구조기술사 1급' 자격증도 획득했다. 이런 능력을 인정받아 건설업체 이사로 근무하기도 했다.

하지만 토목 관련업무를 하면서 지하철 등 도시인프라가 계획되면 해당 지역의 집값과 건물·상가가격이 급등한다는 사실을 몸으로 깨달은 후 부동산 투자를 고민했다. 그런 그는 현재 수천명의 회원을 거느린 '부동산경매뱅크'(http://cafe.daum.net/AuctionBank) 카페지기로 활동하고 있다. 2011년에는 '도시계획 전문가가 쓴 명품경매'라는 책도 펴냈다.

김 위원은 "어릴적 부모님이 상가에 투자한 것을 봐왔기 때문에 부동산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며 "장기적 안목으로 개발계획이 있거나 수요가 획기적으로 늘어난 곳을 찾아 경매로 싼 값에 투자하는 게 나만의 노하우"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공을 살려 투자시 '도시계획'에 집중한다. 지하철 등 도시인프라가 갖춰지면 수요가 몰려 거래가 늘고 가격이 오르는 점을 이용하는 것이다. 남들보다 한발 앞서 관련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김 위원은 "도시계획이 나오면 수익분석 후 구체적인 설계과정에 토목관련 설계사들이 참여한다"며 "일반인들보다 먼저 개발계획을 알게 되고 설계과정상 변경되는 내용을 토대로 구체적인 투자처를 알 수 있다"고 귀띔했다.

마찬가지로 부동산 투자시 정부의 부동산대책이나 관련법 개정 등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이번 '2·26 전월세대책(세입자대책)' 이후 부동산 투자 환경이 변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정부의 의도대로 임대소득 과세가 강화되면 1가구1주택은 월세수입이든 전세임대수입이든 그 수입이 얼마든지 간에 비과세여서 원룸이나 투룸 형태로 돼 있지만 등기부등본상 1채인 다가구주택과 신축을 통해 그렇게 만들 수 있는 단독주택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 반대급부로 구분 등기해야 하는 1~2인형 도시형생활주택과 주거용 소형 오피스텔은 공급과잉과 맞물려 선호도가 낮아질 것"이라며 "앞으로 대중교통이 편리한 지역의 중소형 아파트·상가·빌딩·다가구주택 등이 인기를 끌 것"이라고 덧붙였다.

머니투데이 송학주기자 hakj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