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의 '로망'과 '현실' ③] 3D 업종 맞먹는 노동 강도···"현실은 에스프레소처럼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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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의 직장인 대상 설문조사 결과, 직장인 10명 가운데 9명이 창업을 생각해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절반에 가까운 45.8%는 창업 분야로 '카페 등 외식업'을 꼽았다/ 자료사진=이미지투데이 |
# 2012년 10월 회사를 그만 두고 서울 서대문구에 10평(33㎡) 남짓한 카페를 차린 40대 남성 A씨. 꿈꾸던 카페 창업에 성공해 주변에는 부러워하는 이들이 많지만, 누군가 카페 창업에 대한 조언을 구해오면 결단코 말린다. 자고 일어나면 새 카페가 생길 정도로 경쟁이 치열한데다 노동 강도도 '3D' 업종과 맞먹는다는 생각 때문이다.
A씨는 "화장실 청소부터 쓰레기 정리까지 회사원이었으면 다른 사람들이 다 처리해줬을 온갖 잡일을 직접 해결해야한다"며 "노동시간도 살인적이다. 아침 9시에 가게 문을 열어 저녁 11시 문을 닫고 정리까지 하면 하루 15시간 이상 일한다"고 털어놨다.
A씨는 "내 시간이 전혀 없다. 축구를 좋아했었는데 카페를 차린 후로 공을 찬 기억이 없다"며 "내 나이면 보통 회사에서 과장 달고 한 달에 400만~500만원의 월급을 받았을 텐데 지금 수입은 시급으로 따지면 최저임금보다 낮은 4660원"이라고 씁쓸하게 웃었다.
◇카페 창업? "현실은 에스프레소처럼 쓰다"
카페 창업은 직장인의 대표적 로망 중 하나다.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의 직장인 대상 설문조사 결과 직장인 10명 중 9명이 창업을 생각해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5.8%가 창업 희망 분야로 '카페 등 외식업'을 꼽았다.
그러나 카페 창업자들은 하나같이 "환상을 버려야한다"고 조언한다.
정보기술(IT) 회사를 그만두고 프랜차이즈 카페를 차린 30대 중반 남성 B씨는 "고상하게 음악 들으며 커피마시고 지인들과 수다 떨다가 저녁 때 아르바이트생이 벌어둔 돈만 챙겨 가면 된다는 생각이라면 환상을 버려야한다"고 했다.
그는 "환상만 갖고 창업했다가 수천만원을 날리는 사람들을 꽤 봤다"며 "카페일지라도 창업은 현실이고, 그 맛은 에스프레소처럼 쓰다"고 말했다.
실제로 공공데이터포털에 따르면 카페 창업 후 5년 이상 생존율은 평균 26%에 그쳤다. 식음료 업종 20개 가운데 가장 낮은 생존율이다.
호시탐탐 초보 창업자들의 주머니를 노리는 이들도 있다. 지난 1월 2년 동안 운영해 온 디저트 카페를 닫은 30대 여성 C씨는 "초보자들을 돈벌이로 생각하는 부동산 업자와 악덕 건물주들에 질렸다"며 "권리금의 10%를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챙기는 관행부터 1년 단위로 계약한 뒤 월세를 2배로 올리는 악질 건물주 등 칼만 안든 강도들이 즐비하다"고 토로했다.
◇카페 창업은 레드오션? "커피시장 연평균 21% 성장"
이처럼 카페를 창업해 운영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충분히 준비한다면 아직은 도전해볼만 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강천 창업전략연구소장은 "카페가 포화상태라는 말이 많이 나오지만, 점포가 많이 생긴 만큼 수요도 함께 늘었다"며 "현실을 직시하고 충분한 준비과정을 거친다면 카페 창업은 아직까지 추천할 만한 아이템"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AC닐슨이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2년 국내 커피시장 규모는 4조1300억원에 달했다. 이는 2007년 1조5580억원에 비해 165% 커진 것으로, 이 가간동안 연평균 21.5%씩 성장한 셈이다.
스타벅스코리아도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10년간 한국의 커피전문점 시장 규모가 10%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 소장은 "카페 창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권분석"이라며 "서울산업통상진흥원이나 상공회의소 등에서 제공하는 창업 강좌를 활용하면 무료 컨설팅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일부 사설 컨설팅업체들이 수수료를 노리고 각종 감언이설로 창업 희망자들을 현혹시키는 경우도 있는 만큼 주의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머니투데이 이해인기자 hi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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