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부동산 투자 방식은 주식 투자와 다르다?

웃는얼굴로1 2014. 2. 9. 11:24

"PBR(주가순자산비율)은 낮고 ROE(자기자본이익률)가 좋은 아파트를 찾고 있습니다."

20여년째 주식투자를 하고 있다는 최모씨가 밝힌 아파트 투자 잣대다. 주식투자 방법을 응용해 좋은 부동산을 선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식투자의 비법을 부동산에?

PBR은 주가를 순자산가치로 나눈 것이며, ROE는 기업이 투입한 자기자본으로 1년 동안 얼마를 벌었는가를 나타내는 수익성 지표다. PBR이 1배 미만이면 주가가 순자산가치보다 낮아 저평가돼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PBR이 낮은 대다수 종목은 성장성 자체가 부족해 ROE 개선세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주가가 상승할 동력을 확보할 수 없다. 만약 PBR이 낮은데 ROE가 개선되고 있다면 '성장성'과 '저평가'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종목으로 볼 수 있다.

실제 증시전문가들도 실적개선주 중에서 PBR은 낮지만 ROE가 개선되는 종목 위주로 투자자에게 적극 추천한다. 가치투자 측면에서 이 같은 종목들은 향후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 상승이 전망돼 장기적으로 수익률이 좋다는 이유에서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투자가치의 판단법이 부동산시장에서도 충분히 유효할 수 있다고 말한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통상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일반적으로 PBR이 낮고 배당(임대수익률)이 많이 나오는 물건이 투자가치가 좋다고 볼 수 있다"면서 "저평가돼있으면서도 성장 가능성이 높은 물건은 시장회복 시 반등속도가 빠르고 시장이 악화돼도 떨어지는 속도가 느리다"고 설명했다.

이를테면 부동산시장에서는 투자금액 대비 임대수익률이 낮은 재건축, 외곽지역 아파트, 대형아파트들이 PBR은 높고 임대수익률은 낮다고 볼 수 있다. 반면 도심권의 전세가율이 높은 중소형아파트와 새 아파트들은 PBR이 낮고 임대수익률은 좋아 투자가치가 높다고 평가할 수 있다.

◇외곽보다 도심지역이 가치주

요즘 주식시장에서는 변동성 장세와 맞아떨어져 한국형 헤지펀드가 주로 구사하는 '롱숏 펀드'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 역시 부동산시장에 적용할 수 있다.

롱숏펀드는 앞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미리 사들이는 주식 매수(롱)뿐 아니라 고평가된 주식을 공매도(숏)하기 때문에 횡보장이나 하락장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다. 차입이나 공매도 비중에 제한을 받기 때문에 강세장에서만 이익을 낼 수 있는 일반
주식형펀드와 다른 점이다.

이를 부동산시장에 응용해보자. 부동산시장이 온기가 잠깐 왔을 때는 수도권 외곽의 부동산과 지방의 호재 없는 부동산을 팔고 서울이나 수도권 중심부 부동산에 압축 투자해야 한다. 2기신도시를 비롯한 외곽지역이 부동산 규제완화로 수천만원씩 상승하면 업무시설이 밀집된 도심부는 수억원이 뛸 수 있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아파트를 포함한 주거용 부동산을 고를 때는 '막연히 개발호재가 있으니 오르겠지'라는 생각보다는 주식시장에서 가치주를 찾듯이 수익성 위주로 부동산을 골라야 한다"면서 "보통 대도시 중심부인 노른자 지역에 위치한 아파트가 시세차익에 따른 자본이득뿐 아니라 임대형 부동산으로 훌륭한 가치가 있다"고 조언했다.


머니위크 노재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