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숨은고수에게 듣는다] < 23 > 류영현 ㈜사는재미 대표
"남들이 지렁이로 봤을 때 난 초승달로 봤습니다. 초승달은 곧 보름달이 되지 않습니까."
류영현 ㈜사는재미 대표(48·사진)는 인사가 채 끝나기도 전에 재미있는 부동산 경매사례가 있다며 프로젝터부터 켰다. 그는 지난해 5월 회사가 낙찰받았다는 경기 남양주시 화도읍 차산리 토지의 위성사진을 보여줬다.
류영현 ㈜사는재미 대표가 지난해 5월 1억3500만원에 낙찰받은 감정가 2억7600만원의 화도읍 차산리 땅.(빨간색 테두리 안)/사진=온나라부동산포털 |
그가 이 땅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땅의 일부가 도로를 점유하고 있었고 낚시터 영업을 하고 있지 않다는 점 때문이었다. 그는 감정가 2억7600만원의 약 2000㎡ 땅을 1억3500만원에 낙찰받았다. 대출을 제외하면 그가 실제 투자한 돈은 5000만원이었다.
예상대로 낚시터는 폐업을 했고 혈연관계로 이어진 다른 토지주는 지난해 말 낚시터를 매립했다. 넓은 대지가 생기자 못생긴 그의 땅은 이들에겐 '눈엣가시'.
이 때문에 3억원에 토지를 양도하라는 제안을 했지만 이를 거절하자 이번엔 인근 토지를 묶어 구획정리한 뒤 그에게 가장 좋은 땅을 내줬다. 현재 이 토지의 시세는 5억원 정도다. 양도세 등 수수료와 이자비용을 빼도 500%의 수익률이 기대된다.
류영현(48) ㈜사는재미 대표/사진=지영호 기자 |
법인을 꾸린 이유는 투자자가 다수일 경우 발생하는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서다. 신뢰가 바탕이 되지 않는다면 진행할 수 없는 투자방식이다. 그는 "부동산 공동투자가 의견충돌만 없다면 오히려 안전하다"며 "근저당이나 가압류를 통해 개인의 재산권을 방어할 수 있지만 그런 경우는 드물다"고 설명했다.
정확한 분석으로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그에게도 투자 실패 경험은 있다. 2010년 교차로에 위치한 경기 파주의 한 공장부지에 투자했다가 2년 만에 투자금만 겨우 찾고 발을 뺀 경우다. 하지만 이게 전화위복이 됐다. 이 인연으로 매수자로부터 다른 인근 공장부지를 소개받았다. 진입로가 3m에 불과해 공장부지로 부적합한 곳이었다.
이 때 도로 옆 도랑을 덮어 도로폭을 6m까지 늘릴 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그는 감정가 26억1000만원인 17800㎡ 땅 두 필지를 12억6200만원에 낙찰받았다. 이중 한 필지는 4회 유찰돼 감정가 대비 31%의 낙찰가율을 기록했다. 2위와는 불과 600만원 차이였다. 도로공사비를 제외해도 2배 이상 남는 장사였다.
좋은 땅을 고르는 방법을 묻자 그는 우선 용도부터 보라고 조언했다. 대로변에 위치하더라도 농지나 전원주택으로 활용할 수밖에 없는 땅보다 산속에 있더라도 계곡이 있는 땅이 더 가치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투자한 땅의 면적에 비례해 도로의 폭을 챙겨보라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공장부지에 트럭이 다니기 불편하다면 땅의 가치도 하락하게 마련이다. 그는 "종합주가지수가 떨어진다고 해서 모든 주식이 다 떨어지는 것이 아닌 것처럼 부동산가격이 하락하고 거래절벽이 왔다고 해도 급매물은 있고 투자가치가 있는 물건은 나오게 마련"이라며 "오히려 활황기일 때 대박은 없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지영호기자 tellme@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년만에 8000만원 번 비결 "땅투자도 5W1H" (0) | 2013.07.29 |
---|---|
"부동산개발로 성공하고 싶으면 '기획(企劃)'으로 승부해야" (0) | 2013.07.20 |
7년에 '3천만원→30억' 대박땅꾼, "당장 땅사라" (0) | 2013.06.28 |
'진짜' 고수는 침체기에 성공해야..그 방법은? (0) | 2013.06.28 |
내돈 한푼 안 들이고 50만원씩 월세받는 노하우? (0) | 2013.06.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