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이란 무엇인가? "조상님 뼈 가서 묻힌 곳"이라고 시인 김소월은 노래하였다. 아베 총리는 도쿄에서 태어났지만, 고향은 야마구치(山口)이다. 그의 지역구가 야마구치일 뿐만 아니라 윗대 조상과 외할아버지인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 등이 모두 야마구치에 묻혀 있기 때문이다.
작년 12월 아베 총리가 총선에서 승리하자 곧바로 선영을 찾아가 "정권 탈환을 보고"한 데에서도, 그리고 조상이 살던 집이 지금도 그곳에 온존하고 있다는 사실에서도 그의 고향은 야마구치이다.
풍수에서는 '조상님 뼈 가서 묻힌 곳'을 어떻게 해석하는가? 성리학자 정자(程子)는 '장설(葬說)'이란 풍수론에서 말한다. "땅이 좋으면 조상의 신령이 편안하여 그 자손이 번창하는데, 마치 나무뿌리를 잘 북돋워주면 그 가지와 잎이 무성해지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아베 총리의 고향을 가는 길은 쉽지가 않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기차와 버스 그리고 택시를 번갈아 갈아타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이곳을 가려면 후쿠오카공항이 가장 빠르다. 후쿠오카공항에서 자동차로 3시간을 달려야 아베 총리의 고향인 야마구치현 나가토(長門)시 유야(油谷)라는 마을에 도착할 수 있다. 우리나라 산들과 다를 바가 없지만 좀 더 무거워 보인다. 유야는 분지이다. 서쪽으로는 바다로 이어지고 나머지 삼면은 병풍처럼 산들이 둘러싸고 있다. '아베가묘소(安倍家墓所)'라는 푯말이 길이 꺾이는 곳마다 박혀 있어 선영을 찾기는 어렵지 않다.
묘역 앞 한쪽에 방문객들의 명함을 받는 석함(石函)이 있다. 석함에 필자의 명함을 넣고 무덤 앞으로 간다. 무덤 앞에는 바로 전에 누군가가 다녀갔는지 싱싱한 생화들이 묘비 양쪽에 꽂혀 있다. 빈손으로 온 것이 미안하다.
무덤에서 뒷산(주산)을 바라보고, 다시 몸을 돌려 앞산(안산)을 바라본다. 안산은 큰 코끼리 모습과 똑 닮았다. 몸통과 머리 그리고 긴 코의 모습이 선명하다. 코끼리 코가 물을 마시는 형국, 즉 상비음수형(象鼻飮水形)이다.
안산과 무덤 사이에는 넓은 들판, 즉 명당이 펼쳐진다. 명당 사이로 흐르는 강(명당수)이 선영을 감싸 돌아 바다로 흘러간다. 조선 풍수가 그대로 이식·수용된 것 같다. 무덤 뒤 주산까지 올라가 본다. 이번에는 강 건너에서 선영을 바라다본다. '근삼원칠(近三遠七)'이란 말이 있다. 땅을 볼 때 '가까이서 세 번, 멀리서 일곱 번' 보라는 뜻이다. 그래야 그 땅의 전체 모습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강 건너에서 바라본 선영의 형국은 활짝 핀 모란꽃과 같다. 이른바 모란만개형(牧丹滿開形)이다.
동일한 터에 대해 보는 관점과 입장에 따라 두 개 혹은 그 이상의 이름을 붙일 수가 있다. 마치 안동 하회마을을 행주형(行舟形)과 연화부수형(蓮花浮水形)으로 말하는 것과 같다. 외할아버지 선영보다 더 큰 풍수적 '포스(force)'를 보여준다. 외가보다 친가의 풍수가 더 힘이 세다는 뜻이다.
상비음수형과 모란만개형의 함의는 무엇일까? 코끼리는 뭇짐승의 왕이며, 모란은 뭇꽃 가운데 으뜸이다. 풍수에서 물은 재물을 상징한다. 코끼리가 물을 마신다는 뜻의 의미이다. 활짝 핀 모란꽃은 어느 날 비바람에 '툭!' 땅으로 떨어질 것이다. 그러나 꽃잎을 내 보낸 그 자리에는 까만 씨가 영글 것이다. 선영 바로 아래 있는 조상의 생가 풍
수는 어떠한가? 또 이곳에서 자동차로 3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외가의 풍수는 어떠한가? 다음에 계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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