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자산관리

집주인 대행… '住宅임대관리' 새 市場 열린다

웃는얼굴로1 2013. 5. 3. 03:58

[기업형 주택임대관리업 이르면 올 12월 시작]

집주인에게 일정 비용 받고 세입자 구하고 월세도 받아줘, 주택 관리·보수까지 책임져

임대관리업 활성화될 땐 임대주택 공급도 늘어날 듯

기업에 수수료 지급해야… 임대료 인상 부작용 우려도

 

이르면 올 12월 국내 임대(賃貸)시장에서 '기업형 주택 임대관리' 시장이 새로 열린다.

기업형
주택 임대관리업은 1가구 다주택자 중 본인 집을 제외한 나머지 주택의 임대관리를 대행해 주는 신규 부동산관리업이다. 더 쉽게 말하면 집주인 역할을 전문 업체가 대행하는 구조. 세입자를 구해와 월세도 받아주고 주택 유지·보수도 맡는다. 기업은 집주인에게 일정액의 수수료, 임대료 일부를 받아 수익을 올린다. 그간 임대 시장에서 집주인이 세입자와 주택을 직접 관리하며 임대료를 받는 일반적인 형태가 바뀌는 계기가 마련된 셈이다.

 

정부가 4·1 부동산 대책을 통해 사업 추진 방향을 밝혔다. 관련 법안도 이미 국회에 올라가 있어, 6월 국회에서 법이 통과되면 12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기업들도 이 사업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어 향후 임대 시장의 큰 틀이 달라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월세 중심 임대 시장의 변화가 원인

기업형 주택 임대관리 사업이 등장한 것은 주택 시장의 구조가 달라지고 있는 게 배경이다. 주택 경기 침체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가 떨어지면서 이제는 투자자들이 안정적인 임대수익에 더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최근 2~3년 새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 등 수익형 부동산 시장이 커진 이유이기도 하다.

임대 수익을 올리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월세 비중도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임대 시장에서 월세 비중은 1995년 29%에서 2010년 48%까지 늘었다. 5년마다 이뤄지는 조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미 월세 비중은 절반을 훌쩍 넘었을 것이란 관측도 많다.

주택 임대관리는 월세를 내는 세입자를 구하는 모든 주택이 대상이다. 예를 들어 부동산 펀드가 100가구 규모 도시형 생활주택을 매입했을 때, 100가구에 대한 임대를 통째로 관리업체에 맡길 수 있다. 또 아파트 2채를 가진 개인도 관리 업체를 통해 세를 놓는 개별 계약도 가능하다.

◇민간 임대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 효과

정부는 임대관리업이 활성화하면 민간 임대주택 공급도 늘 것으로 전망한다.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판단될 경우 기관 다주택자 개인뿐 아니라 투자가, 펀드 등이 임대사업에 대거 뛰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침체된 주택 시장에 신규 수요가 생기는 효과도 생긴다.

임대관리업이 정착될 경우 각 지역에 새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예를 들어 세입자가 임대료를 내지 않을 경우 상담을 한다거나, 살고 있는 집에 물이 새는 경우에 즉시 조치를 해줄 만한 인력이 상시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임대관리 시장이 성숙한 일본의 경우 전체 4959만가구 중 1000만가구 이상이 전문 기관의 임대관리를 받고 있다. 작년 기준 기업 2200여개가 설립돼 있고, 직원들이 25만5000명가량 된다.

국내에서도 기업들의 임대관리 시장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KT의 자회사인 KT에스테이트가 일본 다이와리빙과 함께 KD리빙을 설립해 이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우리관리㈜와 일본 레오팔레스21도 합작 회사를 만들어 사업 계획을 짜고 있다. 부동산 개발업체인 ㈜신영도 새 법인을 만들었다. 서울 강남구 강남보금자리지구에서 분양 중인 오피스텔에서 계약자들을 상대로 임대관리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다.

◇임대료 오를 수도

주택 임대관리 사업이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우선 집주인과 세입자 사이에 기업이 들어오면서, 세입자가 부담해야 하는 임대료가 오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집주인은 일정 수익을 확보할 수 있어야 임대관리를 맡길 유인이 생기고, 기업도 수수료를 챙기는 게 목적이기 때문에 결국 세입자의 임대료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임대 시장에서는 임대료를 비싸게 매길 경우 공실이 생길 수밖에 없어 경쟁을 통해 자연적으로 퇴출될 것이란 입장이다.

㈜신영의
이수정 팀장은 "업체 간 경쟁, 임대관리를 하지 않는 주택과의 경쟁이 있기 때문에 임대료 상승폭이 커지기 어렵다"며 "임대료가 소폭 오르더라도 세입자가 더 나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기관리형 주택임대관리업

관리업체가 집주인에게 일정 비용을 받는 대신 세입자를 구하거나 임대료를 받아주고, 주택 보수 등까지 책임지는 것. 관리업체는 집주인에게 매월 고정적인 임대료 수익을 보장하고, 빈집이 생기는 위험 부담도 진다. 관리업체가 임대료의 일정 비율을 수익으로 챙기는 사업 모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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