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인테리어

전원주택, 4·1대책서 빠진 전원주택 돌파구 찾는다

웃는얼굴로1 2013. 4. 29. 01:53

농막엔 전기·수도 넣고 협동조합으로 귀농수입…애프터 리빙까지

 

지난 26일 방문한 충북 음성 소형주택 전문업체 스마트하우스 본사는 완성된 조립식 소형주택을 트럭에 실어 출고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분주했다. 최근 이 업체에서 가장 잘 팔리는 '핫 아이템'은 바닥면적 20㎡ 미만인 농막이다.

농막은 주말농장 등 명목으로 먼 거리에서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농기구나 비료를 보관하거나 휴식을 위해 농지에 설치하는 창고 같은 시설물이다. 그동안 건축허가 등 복잡한 절차는 거치지 않아도 됐지만 전기 가스 수도 등을 끌어다 쓰지 못해 주택으로 쓰기에는 무리였다.

↑ 경기도 양평군에서 미리내개발이 분양 중인 전원주택 전경. <사진 제공=미리내개발>

 

하지만 지난해 11월 농림축산식품부(옛 농림수산식품부)가 규제 완화 일환으로 농막에 전기ㆍ가스ㆍ수도 연결을 허용하자 상황이 급반전됐다. 화장실 설치가 안 되는 것을 빼고는 일반 전원주택 쓰임새와 별반 다를 것이 없어 주문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전필립 스마트하우스 이사는 "농막을 찾는 수요자 대다수가 싱크대와 욕조 설치가 완비된 제품을 원하고 있다"며 "비어 있는 땅에 설치해 놓고 주말주택 용도로 쓰려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4ㆍ1 부동산종합대책에서 배제돼 상대적으로 관심이 시들한 전원주택 시장이 차별화 포인트를 강조하며 실수요자 끌어들이기에 나서고 있다.

 

전통적으로 날씨가 풀리는 봄철은 전원주택 시장이 활기를 찾는 성수기였다. 그러나 올해는 부동산 경기가 여전히 침체인 데다 4ㆍ1 대책 역시 아파트 위주로 수혜 대상을 한정하고 있어 전원주택을 돌아보는 발길이 많지 않았던 것이 사실. 이에 최근 각종 규제가 바뀐 점에 착안해 분양에 다양한 아이디어를 접목하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

충북 제천시에 '정일품송마을' 단지를 분양 중인 강석찬 대표는 지난해 12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협동조합법에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본인이 거주하는 땅 옆 9900㎡에 26가구를 짓고 단지 내에서 자급자족이 가능한 협동조합 공동체마을을 조성하기로 했다. 강 대표는 "단지 내에 목공방, 한지공방, 황토건축학교를 설치하고 여러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사람들을 조합원으로 끌여들여 수익을 낼 수 있는 공동체마을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도 평창군에서 '평창올림픽힐링타운'을 분양 중인 김낙현 대표는 컨셉트를 '힐링 타운'으로 잡았다. 2만3100㎡ 단지 곳곳에 자작나무와 강원도 소나무(육송)를 심어 조경을 특화했다. 이곳은 2017년 개통 예정인 서울~강릉 간 고속철도 신설 평창역사 용지와 2㎞ 떨어져 있다.

경기도 양평군에서 단지형 전원주택을 분양 중인 미리내개발은 2년간 살아보고 구매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
애프터 리빙제'를 도입했다. 가구당 1억3000만~1억6000만원대 전세금을 내고 2년간 거주한 뒤 계약이 끝나면 원금을 반환받거나 살던 집을 분양받을 수 있다.

경기도
용인시 일대에는 도심형 전원주택 공급이 한창이다. 호동 일대에 분양 중인 라움빌리지 등이 대표적이다. 대지 400㎡ 안팎을 분양받아 건축면적 100㎡ 집을 올리면 3억~4억원대 가격으로 서울까지 출퇴근이 가능한 전원주택을 올릴 수 있다.

오세윤 광개토개발 대표는 "최근 전원주택 시장 트렌드는 실수요를 어떻게 끌여들이냐는 것"이라며 "귀농ㆍ귀촌 움직임을 잡기 위한 경쟁이 앞으로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제천ㆍ음성ㆍ평창 = 홍장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