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인테리어

전원생활 즐기고 자녀 교육도 시키고…소형 전원주택이 뜬다

웃는얼굴로1 2012. 12. 10. 08:20

양평 조현초등학교 주변 전원주택'품귀'
전용면적 84㎡이하 물건 나오는데로 팔려…2억~3억원대 매입 가능…주변 다가구주택도 많아


"더 이상의 전·입학은 어렵습니다."

경기 양평 조현초등학교 홈페이지에 떠 있는 공지사항이다. 이 학교는 교육에 관심이 많은 학부모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가수
신대철 씨, 탤런트 오지혜 씨 등도 이 학교에 자녀를 보내고 있다. 대표적인 경기도 혁신학교인 데다 주변 자연환경도 뛰어나기 때문이다. 입학 정원이 적다보니 들어가기가 어렵다. 병설유치원도 정원이 초과돼 입학이 어려울 정도다. 학급당 정원을 초과하고 있는 데다 교실 추가 확보도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입학을 위해 이곳으로 몰리는 이들이 늘면서 주변 집값도 강세다. 양평은 전원주택들이 많이 자리잡은 곳으로 비교적 넓은 토지나 집들이 많이 거래되곤 했다. 그러나 조현초 주변을 중심으로 소형 전원주택이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다가구주택까지 들어서고 있다. 자녀를 조현초에 보내고 있는 이모씨는 "작은 학교다보니 이웃에 사는 학부모들과 친하게 지내고 아이들과 어우러지는 생활을 한다"며 "아이들이 초등학교 때까지만 거주할 예정이라 작은 집이지만 만족한다"고 말했다.

◆전원도 즐기고 자녀 교육도 시키고

양평은 수도권의 대표적인 전원주택 선호지역이다. 은퇴 후 전원생활을 즐기려는 이들이나 강남부자, 연예인, 귀농인 등이 몰리는 곳이다. 몇 년 전만 해도 전원주택의 규모가 크거나 마당이 넓고 조경이나 식수가 잘돼 있는 곳이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조현초 주변에선 작고 실속있는 전원주택이 인기다. 초등학교 자녀를 둔 30~40대의 젊은 부부들은 경제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데다 자녀가 어리다보니 소형 전원주택들이 많이 지어지고 있다. 교육을 위해 양평에 둥지를 트는 이들이 전원주택의 선호 행태마저 바꿔놓고 있는 것이다.

인근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방 2~3개 정도의 전용면적 84㎡ 이하의 소형주택들 거래가 활발하다. 마당까지 포함해도 대지면적이 330㎡(약 100평)를 넘지 않는다.

부동산컨설팅 업체 전원드림의 이소나 실장은 "자녀의 학군을 위해 이주하기 때문에 저렴하면서 작은 주택을 선호한다"며 "중소형주택은 2억~3억원대에 매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아 양평 전원주택 시장 역시 침체돼 있지만 조현초 인근만은 매물 자체가 귀하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이주 수요가 발생한 데는 편리한 교통도 한몫했다. 중앙선이 개통되면서 양평역에서 서울시내까지 1시간 안팎이면 출퇴근이 가능하다. 학교까지와의 거리도 5㎞ 정도에 불과하다. 교육과 교통, 서울에 비해 싼 집값, 빼어난 자연환경 등 4박자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교육 수요를 겨냥한 주택개발도 활발하다. 단독주택 위주인 양평에서 드물게 학교 주변에 다가구주택이 지어지고 있다.

혁신학교 주변 집값 강세

작은 혁신학교 주변에서 주로 일어나는 주택 품귀현상은 경기 광주 남한산초가 원조다. 광주시 불당리, 산성리 등엔 매물이 거의 없고 전세물건만 찾을 수 있다. 그나마도 '가뭄에 콩 나듯이' 나오고 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고객들이 물건을 알아보기 위해 찾아오면 먼저 학교 교무실에 들러 교장과 상담할 것을 권한다"며 "학교 측에서는 한 반에 학생수가 30명이 넘어서 전학을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가족구성원이 모두 전입하고 실거주하면, 학교에서도 전학을 막을 수 없는 게 현실이다보니 이주문의는 꾸준하다. 반상진
전북대 교육학과 교수는 "보통 혁신학교 하면 강남 사교육과 동떨어지고 좋은 대학 가기 어려운 것으로 생각한다"며 "최근 대학들이 성적만으로 학생을 뽑지 않고 가정환경이나 동기, 소질 등을 고려해 뽑는 '입학사정관제'도 정착되는 추세다보니 혁신학교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부동산 전문가들은 혁신학교 주변 부동산 가격 급등 현상이 2~3년 안에 잦아들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한다. 경기도교육청이 2015년에 모든 학교를 혁신학교로 조성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당장 내년부터 41개교를 혁신학교로 추가 지정해 운영에 들어간다. 도내 혁신학교는 모두 195개 교(초 96곳, 중 77곳, 고 22곳)로 늘어나게 됐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