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四柱)나 점(占)을 보는 것은 우리나라나 중국, 일본 등 동양에만 국한된 일이 아니다. 미국의 40대 대통령인 도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부인인 낸시 여사는 점을 즐겼다고 한다. 레이건 대통령의 연설날짜나 중요 약속까지도 이른바, 서양점쟁이인 '포천 텔러(fortune teller)'에게 물어 길일(吉日)로 정하는 경우가 흔했다.
운이 좋거나 상서로운 날을 의미하는 길일은 우리나라에서 무척 중요하다. 태어날 아기가 좋은 사주를 지닐 수 있도록 좋은 날을 골라 제왕절개 수술을 할 정도다. 결혼 택일도 길일을 고르려는 대표적인 예다. 악귀와 악신이 움직이지 않는, '손 없는 날(음력으로 9자와 10자가 들어가는 날)'에는 이사가 몰려 이사비용도 더 비싸다.
그렇다면 길일은 있는 것일까? 정답은 역학에선 '그렇다'이다. 사주팔자에는 각종 길흉을 암시하는 여러 성신(星神)이 있다. 이 중 하늘로부터 받은 기운인 명(命)과 이를 더하거나 감하는 에너지인 신(神)의 작용 속에서 어려울 때 좋은 쪽으로 기운을 보태주는 좋은 길신(吉神)이 바로 반안(攀鞍)이다.
반안은 안장을 갖춘 말에 올라타는 것을 의미한다. 구원투수의 등장과도 같다. 보통은 재물과 명예를 관장하는 재관(財官) 작용을 하기 때문에 비즈니스에 효용이 크다. 따라서 돈을 벌기 위해서 반안에 해당하는 날에 움직이고 활동하면 '횡재'나 '길일'의 효과를 실감할 수 있다. 영업직은 의외로 계약이 쉽게 성사되고, 금전 운이 상승한다. 또 입시일이나 면접일에 반안이 들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기도 한다.
원숭이띠, 쥐띠, 용띠에겐 축(丑)이 반안에 해당한다. 이들에겐 다가오는 음력 12월, 축월(丑月)은 사업상 큰 발전이 기대되는 때다. 계약 성사나 뜻하지 않은 기회가 찾아온다. 다만 사주에 반안이 있는 사람이 지나치게 사치하면 말에서 굴러 떨어지듯 반안의 좋은 기운이 흩어지니 유념해야 한다.
김상회 한국역술인협회부회장 (02)533-8877